실거주 1주택자는 시가 약 20억~30억원 구간에서 세 부담이 줄거나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공제 축소·세율 인상...장기보유공제도 거주 중심으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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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부동산세 개편 적용 예시 (제공=연합뉴스) |
정부가 발표한 2026년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간단하다. 집을 몇 채 갖고 있느냐보다, 주택 가격이 얼마인지와 실제로 그 집에 살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혜택을 더 주고,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실제로 거주하지 않거나 여러 채를 가진 경우에는 세 부담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시가 약 20억원까지는 실거주·비거주 모두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
앞으로 1세대 1주택자는 실제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공시가격 14억원 이하라면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는다. 시가로 환산하면 약 20억원 수준이다.
현행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원이지만, 개편안은 이를 14억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12억원 초과~14억원 이하 주택은 새 제도가 시행되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공시가격이 14억원을 넘는 순간부터는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실거주 1주택자는 공시가격에서 14억원을 공제받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만 공제받는다. 같은 가격의 집이라도 직접 살고 있느냐에 따라 과세표준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시가 30억원 주택, 실거주는 76만원·비거주는 425만원
60세 납세자가 시가 30억원 상당의 주택을 10년간 보유한 사례를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현행 제도에서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종부세가 약 91만원이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10년간 직접 거주한 사람은 약 76만원으로 세금이 줄어든다. 반면 같은 주택을 10년 보유했지만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다면 약 425만원으로 늘어난다.
즉 같은 1주택자라도 실거주자는 감세, 비거주자는 증세가 되는 구조다.
시가 20억원을 조금 넘는 주택도 마찬가지다. 실거주자는 종부세가 사실상 0원에 가깝지만 비거주자는 약 185만원의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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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세제개편안 주요 내용① (제공=연합뉴스) |
실거주 1주택자도 초고가 주택은 세 부담 증가
실거주 1주택자라고 모두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시가 약 20억~30억원 구간에서는 종부세가 감소하고, 30억~40억원 또는 50억원 안팎까지는 세액 변동이 크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가 약 34억원을 넘기 시작하면 세율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승 효과가 공제 확대 효과보다 커져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정부 예시를 보면 시가 50억원 주택의 경우 현행 종부세는 약 454만원이지만, 10년 실거주자는 약 979만원, 10년 보유했지만 거주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 1,970만원까지 늘어난다.
시가 70억원 주택은 현행 약 938만원에서 실거주자는 약 3,296만원, 비거주자는 약 4,480만원으로 오를 수 있다.
결국 이번 개편은 일반적인 1주택자보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 보유자에게 세 부담을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종부세율, 주택 수 대신 주택 가격 기준으로 통일
현재 종부세는 1·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다른 세율을 적용한다.
개편안은 이 구조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2028년부터는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주택 가액에 따라 같은 세율을 적용한다.
과세표준이 높을수록 세율은 높아진다.
- 3억원 이하 0.5%
- 3억~6억원 0.7%
- 6억~12억원 1.3%
- 12억~25억원 2.0%
- 25억~50억원 3.0%
- 50억~94억원 4.0%
- 94억원 초과 5.0%
예전처럼 “몇 채냐”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보유한 주택의 전체 가치가 클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단계적으로 인상
종부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오른다.
1세대 1주택자와 지방 1·2주택자는 현행 60%에서 2027년 70%로 인상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2027년 70%, 2028년부터 80%를 적용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가면 같은 공시가격의 주택이라도 과세표준이 커져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장기보유공제,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개편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크게 바뀐다.
현재는 오래 보유하고 오래 거주할수록 각각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편안은 단순히 오래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받는 혜택을 줄이고, 실제 거주한 기간을 중심으로 공제하도록 바꾼다.
2028년에는 거주 공제율을 높이고 보유 공제율을 줄이며,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를 없애고 거주 공제만 최대 80%까지 인정한다.
공제금액에도 한도가 생긴다. 현재는 공제금액 제한이 없지만 2028년에는 최대 20억원, 2029년부터는 최대 10억원까지만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초고가 주택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실제로 살지 않았던 사람은 양도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주택자는 기본공제 줄고 세 부담 증가
다주택자는 종부세 과세대상 기준 자체는 현행처럼 합산 공시가격 9억원 초과로 유지된다.
다만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빼주는 기본공제는 줄어든다.
앞으로는 기본 4억원에 실제 거주하는 주택 가액 비중에 따라 최대 5억원을 추가 공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보유 주택에 전혀 거주하지 않는다면 기본공제는 4억원에 그친다. 반면 보유한 주택가액 전체가 거주용이라면 최대 9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결국 다주택자도 실제 거주하는 주택 비중이 높을수록 공제가 커지고, 투자·임대 목적으로만 보유한 주택이 많을수록 공제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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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세제개편안 주요 내용② (제공=연합뉴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한시적으로 완화
정부는 세 부담을 높이는 한편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중과는 일정 기간 완화한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세율을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낮춘다.
2027년에는 중과 폭을 축소하고, 2028년에는 일부 다시 높인 뒤 2029년 이후 원래 수준으로 복귀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세금이 갑자기 두 배까지 늘어날 수도
한 해에 늘어날 수 있는 세금의 상한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아진다.
현재는 전년도 보유세가 100만원이었다면 다음 해에는 최대 150만원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앞으로는 최대 200만원까지 오를 수 있게 된다.
다만 세 부담 상한이 200%로 높아진다고 해서 모든 납세자의 종부세가 바로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계산된 세액이 크게 증가한 경우 한 해에 반영할 수 있는 상한이 높아지는 것이다.
고령 1주택자는 납부유예 확대
현금 소득은 적지만 집값이 올라 종부세 부담이 커진 고령 1주택자에 대해서는 납부유예 요건을 완화한다.
종부세를 당장 내지 않고 주택을 처분하거나 상속할 때까지 미룰 수 있는 제도다.
소득요건은 총급여 7천만원에서 8천만원, 종합소득금액 6천만원에서 7천만원으로 각각 완화된다.
65세 이상이면서 10년 이상 거주했고 보유세가 소득의 10% 이상인 경우에는 소득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포함됐다.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한가
이번 개편안을 가장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리한 대상
- 시가 약 20억원 이하 1주택자
- 시가 20억~30억원대 실거주 1주택자
- 장기간 실제 거주한 1주택자
- 소득이 적은 고령 실거주 1주택자
불리한 대상
-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
- 초고가 1주택자
- 비거주 주택 비중이 높은 다주택자
- 오래 보유했지만 실제 거주하지 않은 주택을 매도하는 사람
정부는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만들고 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집주인들이 임대 중인 집에 직접 들어가면서 전월세 물량이 줄거나, 늘어난 세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가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질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세제개편안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세율과 공제 기준, 시행 시기 등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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