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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광장 표지판 설치하는 대구시 (사진=연합뉴스) |
대구시가 대구의 대표적 관문인 동대구역 앞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5m 높이 표지판을 설치했다.
대구시는 14일 오전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한 시청, 시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박정희 광장 표지판 제막식을 열었다.
표지판은 전날 저녁 미리 설치돼 하얀 천으로 가려져 있다가 이날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표지판은 높이 5m, 폭 0.8m 크기로 맨 윗부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졌고 그 아래 '박정희 광장'이라는 문구가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서체로 적혔다.
시는 표지판을 설치하기 위해 2천500만원가량을 들였다고 밝혔는데 연말까지 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도 세울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홍 시장은 이날 제막식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지금의 대구와 대한민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며 "산업화 정신을 바탕으로 대구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시민들께서 그 의미를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 인물에 대한 공과는 언제나 있는 법이기에 과만 들추지 말고 공도 우리가 기념해야 할 부분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시는 내년에는 남구 대명동에 건립 중인 대구대표도서관 앞에 박정희 공원을 조성하고 이곳에 박정희 동상을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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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동상 반대하는 시민단체들 (사진=연합뉴스) |
시민단체와 야당 등은 이날 제막식이 열리기 30분 전부터 표지판 설치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반발했다.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전 세계 어느 공항이나 광장에도 큰 동상을 세운 예를 보지 못했다"며 "국제 문화도시의 핵심은 다양성인데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이 동대구역을 찾았을 때 거대한 박정희 동상을 보고 무엇을 느끼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구시당은 "(대구시는) 본인들이 유지·관리만 할 수 있는 광장에 무단으로 표지판을 설치했다"며 "새로운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국유지 관리자인 국가철도공단과 사전에 협의해야 하지만 시는 철도공단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표지판을 세운 것에 대한 불법 예산 사용 및 업무에 관여한 공무원도 함께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식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부위원장은 "홍 시장은 동대구역을 간이역쯤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동대구역 광장은 정치인의 광장이 돼선 안 된다"며 "홍 시장은 박정희 광장에서 새마을 노래를 부르며 새마을 기차를 타고 과거를 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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