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당시 방첩부대장 문 모 대령의 녹취록 제시
- "박 대령이 VIP 격노에 대해 알고 있고 폭로 가능성 있으니,이를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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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7.7 (사진=연합뉴스) |
순직 해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VIP 격노설'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소환해 강도 높게 조사했다. 김 전 사령관은 VIP 격노설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처음 전달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명현 순직 해병 특별검사 수사팀은 지난 7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소환해 약 10시간 동안 조사했다. 김 전 사령관은 오전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오후부터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 전 사령관에게 대통령실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이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인 대통령실 수사외압, VIP 격노설 등의 핵심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사할 내용이 상당히 많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에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실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특히 김 전 사령관이 2023년 7월 31일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브이아이피(VIP)가 격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전하며 수사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파헤쳤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과 당시 해병대 파견 방첩부대장이었던 문 모 대령의 통화 녹음 파일을 제시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서 복원된 이 녹음 파일에는 "박 대령이 VIP 격노에 대해 알고 있고 폭로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문 대령은 VIP 격노설을 김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인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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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영 특검보가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 브리핑룸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7 (사진=연합뉴스) |
특검팀은 또한 같은 날(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보실 회의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 회의에서 윤석열이 임 전 사단장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윤석열이 회의 직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수사 외압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다만 윤석열이 해당 회의에서 직접 격노 발언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외에도 김 전 사령관에게 임 전 사단장이 채 해병 사망 이후 김 전 사령관에게 사고 원인을 강둑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허위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김 전 사령관은 과거 군 검찰 조사에서 "국방부 장관이 '사령관이 잘못 보고했네'라고 말했고, 저도 잘못 보고 드렸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사령관은 그동안 국회 증언과 법정에서 VIP 격노설 등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됐다. 특검은 그가 민간인으로서 받는 첫 특검 조사에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 조사를 시작으로 VIP 격노설의 실체와 대통령실 등 수사 개입 의혹을 파헤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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