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조국은 '한국'이 아닌 '대한민국'이다 [김용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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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 00:00:43
김용택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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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름, '한국 아냐'
38도 이남은 대한민국, 이북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 광복 80주년을 앞둔 10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어린이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태극기 함께 해온 나날들'을 둘러보고 있다. 2025.8.10 (사진=연합뉴스)

 

교직을 퇴임하기 전, 나는 수업을 시작하며 학생들의 잠을 깨우기 위해 “북한의 국호가 무엇이냐?”라는 생뚱맞은 질문을 하곤 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멍하게 쳐다보다가 이내 “선생님, 북한의 이름이 북한이지 뭡니까?”라며 항의 조로 되묻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설명했다. “아니야. 북한의 이름(國號)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혹은 ‘조선’이란다. 북한 헌법에 그렇게 쓰여 있어.” 그러면 학생들은 “선생님! 북한에도 헌법이 있어요?”라고 되물어 교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곤 했다.


분단의 비극도 서러운데, 반쪽 민족의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는 이 현실은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남북의 정부는 상대에 대한 진실 대신 왜곡과 과장으로 서로에 대한 적개심만 키우기 바쁘다. 해방 80년, 남측 정부인 ‘대한민국’과 북측 정부 ‘조선’은 국호조차 제대로 알려주기 인색한 쫀쫀한 모습으로 분단의 비극을 실감하게 한다.
 

■ 헌법이 말하는 영토, 현실이 부정하는 영토


우리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사전은 영토(領土)를 “한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땅”이라고 풀이한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헌법과 현실의 괴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면, 1991년 9월 17일 어떻게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할 수 있었겠는가.


노태우 정부 시절, 남북은 나란히 유엔 회원국이 되었다. 국명 표기 알파벳 순서에 따라 조선(D.P.R.K)이 160번째, 대한(R.O.K)이 161번째였다. 유엔 헌장은 회원국을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 규정하며, 우리 헌법 제6조는 국제법규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고 명시한다. 이로써 38도선 이남과 이북에는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국제적 현실이 증명된 것이다.

 

▲ 1951년 당시 38선. 2018.11.7 (제공=국가기록원)

■ '한국'과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다


우리나라의 이름(國號)을 ‘한국’이라고 아는 사람들이 많다. ‘대한민국’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은 ‘한국’을 “‘대한제국’을 줄여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할 뿐, 대한민국의 준말이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 국호를 ‘한국’이라고 풀이한 사전은 위키백과가 유일하다.


우리 헌법 전문(前文)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이라고 시작하며, 국호가 ‘대한민국’임을 분명히 한다. 애국가 후렴 역시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고 노래한다. ‘네덜란드’를 ‘네란’이라 부르지 않고, ‘아프가니스탄’을 ‘아탄’이라 부르지 않듯, 국호는 함부로 줄여 부르는 것이 아니다.


■ 개념을 바로 세워야 통일이 보인다


개념과 용어를 명확히 하지 못해 벌어지는 대표적인 갈등이 바로 '건국절' 논란이다. 8월 15일은 이승만 정부 수립일이지 건국절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1919년 4월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통일은 영토만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호는 물론 언어와 생활양식, 헌법까지도 하나가 되는 것이다. 8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서로를 감추고 왜곡하며 적개심을 극대화해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 반만년 피를 나눈 동족이 왜 서로 '주적'이 되어 외세를 끌어들이고 핵무기까지 만들어 겨눠야 하는가. 남북의 정부가 진정으로 통일을 원한다면, 서로를 바로 알고 인정하는 ‘하나 되기’ 운동부터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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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댓글 >

댓글 5

  • WINWIN님 2025-08-17 17:35:41
    칼럼을 통해 이렇게 또 배우네요.. 늘 감사합니다.
  • 날이 좋아서 님 2025-08-17 09:33:24
    한국이 대한제국의 줄임말이었다니..
    크게 깨달았습니다.
  • 밤바다님 2025-08-17 01:32:16
    한민족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평화 통일을 위한 바로 알기 깨달음을 위한
    김용택 위원님의 칼럼 완전 잘 봤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세요~^^
  • 만다라님 2025-08-17 00:52:26
    예전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 부르곤 했었는데 요즘은 보기가 힘들어졌으니
    남북통일을 외치면 ㅃㄱㅇ라고 매도하는 현실이 슬픕니다
  • 만다라님 2025-08-17 00:50:04
    저도 줄임말로 생각하고 있었네요
    앞으로는 대한민국이라고 부르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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