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군 우려" 황당 해명…특검 "수사 내용 통화했다"
격노→전화→이첩 보류...외압 타임라인 완벽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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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스모킹건'이 마침내 확인됐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VIP 격노설'이 터져 나온 직후, 윤석열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2년 만에 사실상 자백했다. 의혹의 핵심 고리였던 대통령실 유선전화 '02-800-7070'의 발신자가 윤석열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종섭의 '자백'…꼼수 해명은 '글쎄'
이종섭 측은 21일, 채해병 특검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안보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 조사 및 조치 의견을 보고 받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은 대통령께서 2023년 7월 31일 이종섭 전 장관에게 전화해 군 조직을 걱정하는 우려를 표명한 기억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떳떳하지 못한 통화였다면 그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텐데, 당시 통화가 통상적인 대통령과의 소통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며, 윤석열의 전화를 받고 '신중하게 처리해야겠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을 뿐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특검의 '반박'…"변명일 뿐, 수사 내용 통화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종섭의 '물타기' 시도를 일축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이종섭 측 의견서 접수 사실을 확인하며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점을 분명히 적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 특검보는 이종섭이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에 관한 내용에 대해 통화했다"고 시인했다고 밝혀, '단순한 우려 표명'이었다는 이종섭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임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윤석열이 수사 내용까지 직접 보고받고 개입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특검은 윤석열에 대해 "당연히 소환 조사는 필요한 거로 판단하고 있다"고 못 박아, '몸통'을 향한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드러난 '외압의 시간'…격노→전화→이첩 보류
이종섭의 자백으로 사건 당일의 '외압 타임라인'은 완벽하게 재구성됐다.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윤석열은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다. 그리고 불과 50여 분 뒤인 11시 54분, 문제의 '02-800-7070' 번호로 이종섭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2분 48초간 통화했다.
이종섭은 이 통화 직후,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전날 자신의 결재까지 뒤집으며 채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막고 언론 브리핑까지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VIP 격노'가 '수사 외압'으로 이어진 결정적 증거가 드러난 순간이다. 의혹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면서, 특검의 칼날은 이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통' 윤석열을 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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