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쓸 3조 원, 대구 신공항·광주 공항 이전 문제 다 해결하고도 남을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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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2025년도 예산안을 가리켜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이 "민생 피해가 우려된다"며 철회를 요구한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당황스럽고 황당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2일 오전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갈 무렵 다시 마이크를 잡고 "내가 이런 얘기도 안 하고 싶었는데"라며 운을 뗀 뒤 '민주당의 예산안 처리로 민생 예산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힌 정부 입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예비비 삭감'과 관련해 이 대표는 "(정부가) 예비비를 4조 8000억 원을 편성했다. 지금 재정 상태가 얼마나 어려운데 무려 5조 원 가까운 예비비를 편성하냐"며 "아무 때나 아무 용도나 꺼내 쓰겠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또 "코로나 이후 연간 사용된 예비비가 1조5000억 원을 넘은 사례가 없다고 한다"며 "차라리 이 중에 절반을 깎아서 나라 빚을 갚아 이자라도 면제받자는 (취지로) 2조4000억원을 삭감한 게, 이번 예산 삭감의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특활비 삭감에 대해서도 "어디다 쓰는지도 모르는 특활비를 삭감한 것인데 이것 때문에 살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건 사실 좀 당황스러운 얘기"라며 "증액을 안 해줘서, 협상을 안 해서 문제라는 건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필요했으면 예산을 냈어야 한다"며 "지방세를 올리자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감액안만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예산결산특위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오늘(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정부안 자동부의를 막기 위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이지만, 예산안이 야당 단독으로 예결위를 통과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1일과 2일에 걸쳐 민주당에 '예산안 철회'를 요구하며 "예산 삭감으로 민생에 문제가 생기면 민주당 책임"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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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제43차 대구현장 최고위원회의 (사진=연합뉴스) |
한편 이 대표는 이날도 대구공항 이전과 우크라이나·가나로의 정부 원조 등을 차례대로 언급하며 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대구공항 이전과 관련해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도 지원이 없다 보니 난항을 겪고 있다"며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역시 돈, 재정이 중요하지 않겠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3조 원 가까이 돈을 빌려주기로 했다는데, 전쟁을 치르는 국가에 소위 빌려준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못 받는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그런데 3조 원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 특히 서민 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냐, 대구 신공항 문제와 광주 공항 이전 문제를 다 해결하고도 남을 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 경제가 문제고 지방은 더더욱 어렵고 지방 중에서도 다수 서민들의 삶은 더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들을 모두 한번 생각해보자"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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