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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 재정회의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정부가 대선 때부터 ‘기획재정부 쪼개기’를 공약에 넣었고, 정부 출범 후에도 그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체제인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방안이 주로 거론되다가 최근에는 김영삼 정부 이전 체제인 ‘경제기획원-재무부’로 분리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재부의 젊은 인재들이 사표를 던지고 떠나는 '엑소더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라 불리며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기획재정부의 서슬 퍼런 위세는 이제 옛말이 된 것이다.
기재부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권력의 핵심인 예산 편성권의 박탈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시절부터 "기재부가 왕 노릇을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결국 정부 출범 후 '기재부 힘 빼기'는 국정 과제가 됐고, 이는 조직의 정체성을 뿌리째 흔드는 직격탄이 됐다.
권력의 상징이었던 '예산'이라는 칼자루를 뺏길 위기에 처하자, 조직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인재 유출이라는 내부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지금 기재부의 젊은 사무관들은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나 유통 대기업 쿠팡으로 이직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는 단순히 더 나은 처우를 찾아 떠나는 것을 넘어, 국가 경제를 책임진다는 자부심보다 조직의 암울한 미래가 더 크게 다가왔다는 방증이다.
위상의 추락은 인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기재부 출신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관급 국무조정실장 자리는 다른 부처에 넘어갔고, 차관급 요직마저 모두 내줬다. "대통령실 비서관 자리마저 뺏길 수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올 정도로, 기재부는 권력의 중심에서 빠르게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때 대한민국 엘리트의 상징이었던 기재부의 복도에는 조직 분할과 동료의 이탈이 남기고 간 한숨만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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