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통화스와프도 근본적 해결 어려워
장기 분할 집행·외교적 조율로 APEC 회의서 타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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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캐나다 G7 정상회의 참석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2025.6.15 (사진=연합뉴스)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 중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한국의 입장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위 실장은 “단지 우리 입장을 명확하고 비중 있게 전달하는 자리였을 뿐, 협상 자체가 진전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선불(up front)’ 조건으로 언급한 데 대해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좀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그는 “우리 입장은 협상 전술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는 것”이라며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야를 떠나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대안을 협의 중”이라며 “차기 정상회담, 특히 다음 달 경주 APEC 회의를 목표로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깜짝 회동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상상의 영역이며, 개연성이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압박과 한국 정부 대응
미국은 최근 한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투자를 요구하며, 선불 조건과 함께 투자액 증액(5,500억 달러)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한국 정부는 외환시장 충격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무제한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화스와프가 현실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은 비기축통화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적이 없으며,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이미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분석 및 향후 전망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CBS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미국의 3,500억 달러 규모 현금 직접투자 요구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무제한·상시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의 패닉을 막는 응급수혈일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막대한 국부 유출과 금리 상승 등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3,500억 달러는 한국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84%에 달하며, 한 해 예산과 국내총생산(GDP)의 약 19%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현금 투자 시 국내 유동성 흡수와 금리 상승, 제조업 공동화 등 실물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합니다. 허 교수는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너무 커 원화 절하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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