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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여행 기피의 배경이 된 ‘교사 책임 집중’ 구조를 형상화 (이미지=AI·시사타파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수학여행의 경향과 풍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수학여행과 같은 현장학습은 중요한 교육 활동이지만, 이러한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까지 일찍부터 자주 다니는 상황이지만, 수학여행은 가족이 아니라 학교 친구들과 집단으로 떠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수학여행의 핵심은 숙박 체험을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과 교우 간 협업을 경험하고 훈련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비(非)숙박 체험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 관련 통계를 보면 초등학교 수학여행 실시 학교는 2023년 80곳(13.2%)에서 2024년 42곳(6.9%), 2025년 41곳(6.8%)으로 감소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현실 인식이 부족한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수학여행을 기피하는 이유가 책임 문제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 또는 관리 책임을 부과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이런 경향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민·형사상 책임 부담으로 인해 수학여행을 꺼리는 학교 현장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국가 책임 강화와 교육부의 대책, 인력 보충 문제가 함께 제기된 것이다.
쟁점은 형사처벌 문제다.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책임이 지나치게 교사에게 집중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12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 주요 내용은 교사가 학생에 대한 안전 조치를 다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안전 조치를 다했다’는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추상적이라고 지적한다. 전교조 등 교사 단체는 교사의 고의·중과실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되,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사들이 실제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법원의 판례다. 2025년 11월 14일 춘천지방법원은 현장체험학습 인솔 교사에게 2심에서 금고 6개월의 유죄를 선고했다. 금고형은 수형 시설에 수감되는 형벌로, 징역형과 달리 노역이 없을 뿐이다. 해당 사건은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의 한 테마파크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이 이동하던 중 주차 중이던 다른 버스에 치여 초등학생이 사망한 사고였다.
법원은 해당 교사가 약 18~30m 이동하는 동안 학생들을 한 차례만 돌아본 점을 들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동시에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운전기사의 과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교사의 책임을 물었다.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지만, 몇 차례 확인해야 의무를 다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과도한 판단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학생들의 돌발 행동이나 예기치 못한 상황까지 교사 한 사람이 모두 통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교사 개인에게 전과 기록까지 남기는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국가 차원의 대책이 현장학습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교사들은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사례를 보면, 수학여행 중 수영장에서 학생이 미끄러져 넘어져 뇌사 상태에 이른 사건에서 학부모가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교사는 장기간 재판을 겪으며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는 결국 교육 현장에서의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려 다른 학생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속초 테마파크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달라야 한다. 교사에게 책임을 전적으로 묻거나 과도한 처벌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기관과 국가의 역할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교사의 책임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책임 역시 공동으로 부담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또한 사고 발생 이후의 해결 방식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이는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학교 교육과 관련된 사고나 민원은 우선 학교, 교육청, 교육부 내부의 제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교권이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통합적 조정·해결 시스템이 부재한 것이 문제다.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사안을 곧바로 경찰이나 사법기관에 맡기는 것은 관련 법을 통해 일정 부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과거 조국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교육 고유의 사안을 일반 형사법 논리로 재단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부나 조사위원회 등을 통해 중대한 과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사법 절차로 넘기는 방식이 적절하다.
아울러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학부모가 언론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권리 역시 보장되어야 한다. 나아가 교사·학부모·학생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책임을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 역시 예산과 인력, 제도 정비를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진정한 교육 현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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