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정치 탓"…9년 만에 개성공단 기업인에 '첫 공식 사과' 고개 숙여
한미훈련 조정 시사·北 자료 개방…'대결의 시대' 끝내고 '평화'로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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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신임 통일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7.25 (사진=연합뉴스) |
'대결의 시대'는 끝났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통일부 수장으로 돌아온 정동영 장관이 취임 일주일 만에 과거 정부의 '적대적 대북 정책'을 전면 폐기하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침없는 광폭 행보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시절 만들어진 '민간 교류 족쇄'를 풀어버린 데 이어, 9년간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尹정부 '족쇄' 풀었다…"민간 접촉 전면 허용"
정동영 장관은 31일, 윤석열 정부가 민간의 대북 접촉을 자의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전날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사실상 '허가제'로 운용되며 남북 민간 교류의 숨통을 조여왔던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힌다.
정 장관은 "국민주권정부는 우리 국민을 신뢰한다"며 "국민의 자유로운 접촉이 상호 이해를 낳고, 상호 이해가 상호 공존으로 이어진다는 철학이 반영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민간을 통로 삼아 경색된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9년 만의 첫 사과…"개성공단 폐쇄, 전적으로 정부 책임"
정 장관의 파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개성이 닫히고 기업이 피해를 본 것은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단 가동을 중단한 이후, 정부 고위급 인사가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한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우리가 만든 개성공단조차 물거품으로 만든 것은 못난 정치, 어리석은 정치였다"고 과거 정부를 직격하며, "이재명 정부와 함께 다시 희망 만들기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기업인들을 위로했다.
취임 직후 판문점을 찾고, '선대선 관계'를 제안한 데 이어 한미연합훈련 조정까지 시사한 정동영 장관. 북한 영화와 만화까지 개방하며 '평화'를 향해 급선회하고 있는 그의 행보가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어떤 훈풍을 불어넣을지 국민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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