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 못 견딘 라면 업계...13년만에 가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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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 19:17:48
이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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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라면 50원·새우깡 100원 인하
▲ 정부 가격 압박에 라면 가격이 13년만에 인하됐다.(사진=연합뉴스)

 

부의 물가 안정 압박에 결국 라면 업계가 굴복했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기업들이 밀 가격을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며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기업들에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한 바 있다.

전날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계에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청했고 제분업계가 7월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라면 가격 인하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라면 업계 1위 농심을 시작으로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다른 라면 업체들도 가격 인하 행렬에 동참할 전망이다.

 

농심은 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씩 인하한다고 밝혔고, 삼양식품 역시 7월 1일부로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모든 업체가 가격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이 라면 가격을 올린 것은 2021년이 마지막이라며 “라면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풀무원은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던 시기에도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인하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라면 업체들이 가격을 내린 건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조치는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신라면과 새우깡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라면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보다 13.1% 오르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 (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밀가루 가격은 지난해 5월 톤(t)당 41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해 이달엔 243달러로, 지난해 5월 대비 58% 떨어졌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선물가격과 수입가격의 시차, 부대비용과 환율상승 등 어려움 점이 있으나, 밀 선물가격 하락과 물가안정을 위해 다음 달에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가격인하 압박을 놓고 볼멘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면서 원가부담이 높아졌다"라며 "물가안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론 운영상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제분업체들이 소맥분 공급가 인하를 결정한 만큼 빵, 과자를 판매하는 제과·제빵업체와 식품업계 전반으로 가격인하 압박이 확산될 전망이다.

 

▲신라면과 새우깡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부의 압박으로 물가상승 ‘주범’으로 몰린 라면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인하를 단행하는 상황, 그리고 언론이 일제히 대서특필하는 상황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최요한 평론가는 “조삼모사적인 정책에 장단을 맞추는 한국 언론들이 딱하다”라고 일갈했다. 

 

최 평론가는 “2023년 1월 실질임금인상률은 마이너스 5.5%를 기록한 반면, 물가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5.2% 이상 올랐는데, 이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은 공공요금”이라며 추경호 부총리가 ‘소폭인상’이라고 주장하여 서민들의 분노를 자아낸 윤석열 정권의 공공요금 인상을 상기시켰다. 

 

그는 “가스요금은 작년 대비 42.2%, 전기요금은 25.8%가 올리면서 물가인상 부담을 전부 서민들에게 전가 시켰다. 그런 상황에서 ‘라면업체’를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몰아 팔을 비틀어 억지로 100원~200원 인하시키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라며 비판했다. 

 

게다가 보수정권에서 이런 초시장적 대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언론이 한 마디 비판조차 없이 ‘받아쓰기’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 평론가는 “만약 민주당 정권에서 협조공문이라도 보냈다면 지금 언론들은 ‘반시장적’이라며 융단폭격을 가했을 것”이라며 “시장 질서를 그나마 지키려는 풀무원에 대해 심정적 동조를 할 수밖에 없는 기가막힌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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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 감동예찬 t.s님 2023-06-28 21:01:0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자. 라면 새우깡 가격 인하에 좋아할 국민 있나?
  • Hana Shin님 2023-06-28 11:49:50
    라면값 내린다고 물가를 잡기는 힘듭니다.
  • Hana Shin님 2023-06-28 10:58:00
    조삼모사적인 정책에 장단을 맞추는 언론이 큰 문제 입니다.
  • 이생강님 2023-06-28 09:52:00
    이 와중에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있다니 좋아라해야하나 ㅠㅠ
  • 이진섭님 2023-06-28 09:42:46
    가격을 내리는 업체는 과연 손해를 보면서 내리는 걸까?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압력을 이기지 못하는 대기업 이들 또한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일까?
  • 신자유주의라며?님 2023-06-28 03:21:49
    신라면 부피줄고 새우깡 갯수 줄어드는거 아녀?
  • WINWIN님 2023-06-28 02:36:34
    기업들 쫄아서 찍소리도 못하고 인하...
  • 수님 2023-06-28 00:40:35
    라면값 올리고 전기세 내리도~~~!!
  • 보리문딩이님 2023-06-27 22:39:07
    전기세, 수도세, 가스세나 내려라~~~~~~~~~
  • 폭탄이다님 2023-06-27 22:38:37
    라면 회사들이 압수수색 당할까 봐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리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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