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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국민의힘 대변인,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
"필리버스터인가 필로우버스터인가"
24시간 진행되는 무제한 토론은 흔히 '필리버스터(filibuster)' 라고 부른다. 잠시라도 멈추거나 자리를 뜨면 즉각 중지되기 때문에 같은 당 의원들은 자리를 지키며 응원하고 지치지 않게 하는게 이제까지의 관례였다.
그러나 채상병특검법을 저지하려는 국민의힘 모습은 전통적인 필리버스터와는 궤를 달리 한다.
국회의장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불만을 표한 유상범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선 필리버스터에서 두 명의 여성 의원과 한 명의 남성 의원이 잠자는 모습이 포착됐다.
▲발언하는 유상범 의원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
유상범 의원이 발언하는 중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몸은 뒤로 젖힌 채 푹 잠자는 모습을 연출했다.
국회 본회의장 화면은 국회 방송은 물론 여러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됐는데 발음이 비슷한 필로우(Pillow)를 빗대어 필리버스터가 아니라 필로우버스터냐는 비아냥의 대상이 됐다.
김대식 의원이 다가가서 자는 최 의원을 꺠우자 최 의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는게 아니라고 하는듯한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깊게 잠든 김민전 의원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
강도 높은 비난 논평으로 주목받은 초선 김민전 의원 역시 입을 벌리고 잠자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옆자리 동료 의원이 깨워서 일어난 후 자신이 잠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소식이 퍼졌는지 확인해 보려는듯, 포털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는 장면 역시 포착됐다.
▲얼굴을 받치고 잠자는 의원 (사진=연합늎스) |
이외에도 여러 의원들이 김민전 의원이나 최수진 의원처럼 아예 자는 티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손으로 얼굴을 감싸거나 턱을 괴고 잠시 눈을 붙이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후 "자는 사람을 회의장 밖으로 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와 관련 조국혁신당의 배수진 대변인은 "본회의장은 침실이 아니다"라며 "꾸벅꾸벅 조는 게 아니라 아주 편안하게 잡니다. 국회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곳 아닌가요?"라고 논평을 냈다.
사흘 밖에 안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첫째날은 파행으로 끝내고, 둘째날은 질문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통과될 수 밖에 없는 특검법에 항의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도 그 얼마를 견디지 못하고 꾸벅꾸벅 조는 국민의힘 의원들.
배수진 대변인의 "잠은 집에 가서 주무십시오. 보는 국민들 부아만 치밉니다"라는 논평에 '동감한다'며 버럭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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