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없이 살면 행복할까? 범주를 알면 진실이 보인다 [김용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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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2 17:00:50
김용택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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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onfirmation bias (이미지 출처=Sprouts)

 

확증편향(確證偏向)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을 말한다. 흔히 하는 말로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와 같은 것이 바로 확증편향이다. 확증편향은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모으거나, 어떤 것을 설명하거나 주장할 때 편향된 방법을 동원한다. 확증편향은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인지적 편견 중의 하나다.

 

확증편향에 빠져 사는 사람은 정신 건강상으로는 좋을지 모르지만 ‘짜가가 판치는’ 세상에는 희생자가 되기 안성맞춤이다. 지식이 넘쳐 나는 세상에는 사람들을 멍청하게 만든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우스갯말이 있지만, 철학을 가르치지 않은 교육이 만들어 놓은 결과다.
 

 

■ 현상과 본질은 다르다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것은 현상이다. 모든 현상은 다 본질이 아니다. 유물 철학의 변증법은 현상뿐 아니라 본질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다. 

 

변증법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물질)은 “서로 연관되어 있고 변화한다”고 본다. 변증법의 3대 법칙은 ‘양질전화의 법칙’,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의 법칙’, ‘부정의 부정의 법칙’이다. 

 

어떤 색깔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다른 색으로 보인다. 철학도 그렇다. 정신이 먼저라고 보는 관념론으로 보면 신이나 영혼을 믿는 사람도 있지만, 물질이 먼저라는 유물론으로 보면 세상은 자신의 뇌의 감각으로 인지되어 사물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변증법은 위의 3대 원칙으로 원인과 결과, 본질과 현상, 내용과 형식, 필연성과 우연성, 일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가능성과 현실성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인식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다. 

 

이렇게 변증법은 사물을 “부분이 아닌 전체로, 현상이 아닌 본질을, 형식이 아닌 내용을, 보편성과 특수성을, 필연과 우연, 일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가능성과 현실성”으로 이해하게 된다.
 

 

■ 변증법적 유물론의 범주(範疇)
 

변증법적 유물론의 범주(範疇) 또는 카테고리(category)는 같은 특성을 지닌 부류나 범위를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일반적인 술어 개념으로 실체, 양, 성질, 관계, 장소, 시간, 위치, 상태, 능동, 수동의 10개 범주를 들었다. 헤겔은 범주를 객관적 존재론의 최고 개념이라 하여 질, 양, 한도, 본질과 현상, 동일성, 구별, 대립, 모순, 근거, 내용과 형식, 현실성과 가능성, 필연성과 우연성, 실체와 부속성, 원인과 결과, 상호작용 등을 들었다.
 

▷ 원인과 결과
 

“바람이 불지 않으면 파도가 일지 않으며 물이 있어야 배가 뜰 수 있다”는 속담이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철학에서는 무엇을 원인이라고 하며 무엇을 결과라고 하는가? 

 

간단히 말하면 그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 현상이 원인이고 그 어떤 현상에 의하여 일어나는 현상이 결과이다. ‘익숙해지면 꾀가 생긴다’. 여기에서 익숙해지는 것은 원인이고 죄는 결과이다. 

 

원인과 결과 간의 연관에는 두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그 특징은 첫째, 양자는 일으키는 것과 일어나는 것 간의 관계이므로 원인이 언제나 앞에 나타나고 결과가 언제나 뒤에 나타나게 되며 원인과 결과는 선행과 후속 간의 관계이다. 

 

종은 치지 않으면 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때 치는 것은 울리는 원인으로서 언제나 친 다음에 울리는 법이지 울린 다음에 치는 법은 없다.
 

▷ 본질과 현상
 

시장에서 딸기를 팔던 상점에서 딸기가 없어졌다는 것은 소멸된 것이 아니라 상인의 손에서 소비지의 손으로 이동한 것이다. 현상적인 시야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소멸로 보는 것은 객관적인 인식이라고 할 수 없다. 

 

쓰레기를 태워버리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쓰레기란 태움으로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쓰레기는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유기물인 쓰레기에서 탄소와 질소와 같은 무기물로 전화되었을 뿐이다. 

 

인상(현상)이 좋기 때문에 결혼했다가 알고 보니 남존여비의 봉건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 이혼하는 예도 현상과 본질을 구별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 내용과 형식


사물을 구성하는 내적 요소, 그것들의 모순과 통일 그리고 그것에 의하여 규정된 사물의 특성, 운동 과정을 우리는 내용이라고 한다. 

 

예컨대 문학작품은 구체적이고도 생동한 예술적 형상을 부각하는 것에 의하여 현실 생활과 그 현실 생활이 구현하는 사상 감정을 재현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소재, 주제, 인물, 사건 등 요소 들이 포함된다. 이것은 작품의 내용이다. 

 

내용의 제 요소는 되는 대로 난잡하게 집적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하나의 유기적 전일체를 이룬다. 내용의 제 요소를 통일한 이런 구성 또는 내용의 외적 표현 방식을 우리는 형식이라고 한다. 

 

작품의 내용은 언제나 일정한 장르, 구성, 스틸 및 언어 등 예술적 형식에 의하여 표현된다. 내용과 형식의 관계도 역시 대립물의 통일로서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 내용 없는 형식이란 없으며 형식 없는 내용도 없다.
 

▷ 필연성과 우연성
 

필연성이란 무엇이며 우연성이란 무엇인가? 

 

먼저 알기 쉬운 두 가지 예를 들어 이야기하여 보자. 알다시피 사람은 반드시 죽기 마련이다. 이것은 필연성이다.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여러 가지 조건을 창조하여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늙지 않고 죽지 않을 수는 없다. 

 

봉건 군주 진시황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려고 사람들을 사처에 보내 영약을 구해오게 하였지만 결국 49살밖에 살지 못하고 죽었다. 

 

명의 근본 모순은 신진대사이다. 이 근본 모순은 사람의 출생, 발육, 성숙, 노쇠, 사망의 자연 과정을 규정한다. 그런데 사람이 죽는 그 구체적 정형은 각기 부동하다. 

 

어떤 사람은 70살이 넘어서 죽고 어떤 사람은 성년으로 되기 전에 갑자기 죽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질병으로 죽고 어떤 사람은 전쟁터에서 전사하며 어떤 사람은 차에 치여 죽고 어떤 사람은 바다에 빠져 죽는다.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말하면 이 모든 정형은 어느 것이나 다 필연적이며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우연적 요소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필연성이란 사물의 발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추세이며 우연성이란 사물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이런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저런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양자는 그 발생 원인이 각이하다. 전자는 사물의 내적인 본질적 원인, 즉 근본 모순에 의하여·규정되고 후자는 사물의 외적인 비본질적 원인, 즉 비근본 모순에 의하여 규정된다.
 

▷ 가능성과 현실성
 

가능성과 현실성의 관계도 역시 대립과 통일의 관계이다. 

 

가능성과 현실성은 근거와 조건, 원인과 결과, 필연성과 우연성 등 여러 면의 복잡한 연관을 포함하고 있다. 가능성과 현실성은 상호 대립되는 두 범주이다. 

 

가능성이란 현실적 사물에 포함되어 있는, 사물 발전의 전도를 예시하는 여러 가지 추세이며 현실성이란 지금 존재하고 있는 객관적 실재이며 이미 실현된 가능성이다. 사물의 이러저러한 발전들은 최초에는 모두 가능성으로 나타나는데 가능성이 현실인 것은 아니다. 

 

금은 가열하면 용해될 수 있지만 온도가 섭씨 1,064도에 달하기 전에는 액체로 용해되지 않는다.
 

소여의 천으로 의복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것이 아직 의복은 아니다. 가능성이 다 틀림없이 현실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물의 발전 과정에는 언제나 상호 대립되며 상호 부정하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가능성이 실현되면 그것은 실패의 가능성을 부정한 것으로 되며 이와 반대일 경우에도 역시 그렇다. 금은 용해될 수도 있고 용해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천은 의복으로 변할 수도 있고 의복으로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가능성과 현실성은 같은 것이 아니라 서로 대립되는 두 측면인 것이다. 가능성과 현실성은 대립될 뿐만 아니라 통일되기도 한다. 가능성은 언제나 현실 자체 속에 포함되어 있다.

 

▲Retrain mind (이미지출처=Pixabay)


■ 감성적 인식과 이성적 인식
 

감성적 인식이란 인간이 실천 과정에서 객관적 사물이 나타내는 여러 가지 신호를 감각기관이 직접 대뇌피질에 전달한 데 의하여 객관적 사물에 대한 구체적 영상을 형성하는 것이다. 

 

감성적 인식의 기본형대로는 감각, 지각 및 표상이 있다. 감각이란 객관적 사물의 운동 또는 인체 내부의 운동이 인간의 감각기관에 직접 작용하여 두뇌에서 생긴 이런 작용에 대한 반영이 인간으로 하여금 객관적 사물의 색깔, 소리, 온도, 맛, 냄새 등 개별적 속성을 감지하게 한다. 

 

인체의 운동에 의하여 생긴 감각에는 운동감각, 더듬감각, 평형감각, 유기감각 등등이 있다. 이런 감각들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게 하는데 배가 고프거나 부른 것을 느끼는 것 같은 것이 바로 이런 감각이다.
 

이른바 이성적 인식이란 감성적 인식의 기초에서 이론적 사유에 의하여 객관적 사물의 본질과 일반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 기본형태로는 개념, 판단 및 추리가 있다. 

 

개념은 사유의 기본 형태의 하나이다. 

 

인간이 사회적 실천에서 쌓은 많은 감성적 자료를 분석하고 종합하여 사물의 공통한 특성을 추상한 다음 그것을 일반적이고 본질적인 것으로 개괄하면 비약이 생겨 개념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우물물, 강물, 호수, 빗물 등 사물에서 물이란 개념을 추상해내며 행성, 항성, 성운 등 사물에서 천체란 개념을 추상해낸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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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밤바다님 2023-11-03 16:30:11
    수십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자가 권력의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갔으니 자기가 누리는 권력은 당한것처럼 누리는것이 고착화되어서 자신이 중심인것 외에는 눈과 마음을 돌리지않는 불통인 술뚱이 현 대한민국과 국민의 책임자라는 현실이 참으로 암울합니다...
    김용택 위원님 유익한 글 잘 봤습니다~^^
  • 뉴스풍차님 2023-11-03 15:39:32
    왕이 권력을 위해 가족을 죽이는게 이해는 안가지만 그만큼 권력뽕이 무서운것 같음
  • 짱구 님 2023-11-03 14:27:21
    한번 더이상 읽고 이해 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진경압바님 2023-11-03 07:28:08
    김용택 위원님 두번 읽어 볼 정도로 필독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 합니다
  • 김서님 2023-11-03 03:00:07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이만우님 2023-11-03 00:12:57
    좋은 글 고맙습니다.
  • WINWIN님 2023-11-02 21:24:44
    김용택위원님 감사합니다
  • 꼭이기자님 2023-11-02 19:30:09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이 배웁니다
  • 달여울님 2023-11-02 18:34:44
    확증편향

    나이을 먹을 수 록 내가 확증편향에 빠진건 아닌지 항상 돌아보게 됩니다
    아울러 저만 잘낫다고 떠드는 친구들 보며 나라고 해서 엄청 나을것 같지는 않지만...
  • 민님 2023-11-02 18:14:15
    빨리 이해가 안되는 머리라 천천히 두번 읽었네요^^;; "가능성과 현실성" 을 특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위원님 고맙습니다~

"함께하는 것이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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