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빨 드라마? "다시 보자" <북극성>...전쟁 막자는 메시지가 불편한 이들 누구? [김헌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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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9 15:30:14
김헌식 박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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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북극성〉, 한반도 평화 메시지로 전 세계 시청 1위 기록
중국 네티즌 "혐중", 극우 “좌빨, 반미 드라마”라며 비판
9·19 군사합의와 내부 전쟁 세력을 통해 평화 필요성 강조
▲ 배우 전지현과 강동원이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2 (사진=연합뉴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북극성〉은 ‘혐중(嫌中)’ 논란을 겪었지만, 남북 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고민하는 차원에서는 다시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극성〉은 배우 전지현과 강동원이 데뷔 후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고, 할리우드 배우 존 조가 한국 오리지널에 처음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유엔대사 출신 전지현(서문주)이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과정과, 그녀를 보호해야 하는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강동원(백산호)과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의 처보 로맨스다.

전지현 대사 논란과 맥락


일부 중국 네티즌이 ‘북극성’ 속 전지현 대사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들은 전지현이 연기한 대통령 후보 서문주가

ㅣ “중국은 왜 전쟁을 선호할까요. 핵폭탄이 접경 지대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

라고 말하는 장면을 두고 “중국을 왜곡해 표현했다”며 비난했다.

정서경 작가와 김희원 감독은 “정치적 의도가 없었으며, 이름만 같은 허구의 세계관이라고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극중 이디샤라는 가상의 국가를 만들기도 했다. 다른 국가명도 완전 가상으로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리얼리즘이 너무 떨어질 것 같아 우리나라에 가까운 이름을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장면은 4회에서 한반도 정세 전문가 임두진(최종원)과 서문주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등장한다. 임두진은 “지금은 세계 질서의 대격변기”라며, 중국과 러시아 등이 ‘새로운 벨트’를 형성하고 여기에 북한까지 합류한다면 큰 위험이 생긴다는 취지로 말한다. 서문주의 대사는 중국이 전쟁을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라, 의도와 무관하게 전쟁에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유일한 분단국인 한반도에서 충돌하는 두 세력이 부딪칠 수 있겠다”는 대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2025.9.2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전쟁을 막으려는 드라마의 본질

일부 곡해된 부분만 부각하면 〈북극성〉의 본질이 왜곡된다. 이 드라마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메시지를 중심 주제로 삼는다. 평화통일을 외치는 대통령 후보가 피격 살해되고, 그의 아내 서문주가 남편의 뜻을 이어 한국에서 전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흥미롭게도 한국 내에서도 이런 〈북극성〉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었다. ‘평화’라는 말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었다.

작품 속에서 북한의 핵잠수함이 발견되자, 강경한 성향의 하우저 미국 대통령은 ‘정밀 타격’을 명령한다. 이로써 한반도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하는 태도를 보이며, 그만큼 취약한 의사결정 구조를 드러낸다. 

 

▲ (극우 커뮤니티 캡처)


군산복합체와 전쟁 세력의 민낯

드라마는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정치인들과 결탁해 인위적으로 분쟁과 전쟁을 일으키며 무기를 판매하는 구조를 고발한다.

임옥선(이미숙)의 실체가 ‘스텔라 영’으로 밝혀지며, 그는 한반도 전쟁을 조종하던 거대한 무기 로비스트이자 중개상으로 드러난다. 즉, 군산복합체와 정치권의 결탁이 만들어낸 괴물이다.

더구나 드라마에서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의도가 없었다. 전쟁은 오히려 전쟁을 바라는 세력의 음모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이러한 착오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인물이 바로 서문주와 백산호다.

이런 스토리 전개는 평화 체제를 반대하고, ‘북한에는 공세로 맞서야 한다’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드라마 공개 후 일부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좌빨 드라마다”, “반미 냄새가 난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전쟁을 옹호하거나 강경 대응을 선호하는 이들은, 평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드라마 자체에 불편함을 느낀 것이다. 

 

▲ 9.19 군사합의 (제공=연합뉴스)


9·19 군사합의의 의미를 되새기다

〈북극성〉은 ‘9·19 군사합의’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이 합의만 제대로 유지돼도 남한이 주도권을 잡고, 전쟁 세력에 휘둘려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을 수 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모든 적대 행위의 전면 중지, DMZ 평화지대화, 서해 평화수역화, 남북 교류협력 보장 및 추가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로 구성됐다. 이 합의는 기존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협의의 원칙을 구체화한 것이며, 군사분계선(MDL) 기준 포병 사격훈련·야외기동 금지, 비행금지구역 설정, 감시초소 철거, JSA 비무장화 등 실질적 조치를 포함했다.

또한 남북이 직접 군사 문제를 협의·조정할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설치하고, 군 통신선 복구와 상호 검증 절차를 규정했다. 휴전 상태에서 교전 당사자가 이렇게 세밀한 긴장 완화 조치에 합의한 사례는 전례가 없으며, 실제로 9·19 합의 이후 남북 간 분계선에서 갈등은 줄어들고, 우발적 충돌로 인한 전쟁 위험도 낮아졌다.

만약 〈북극성〉에서처럼 오해가 발생했다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5.8.26 (사진=연합뉴스)

 

전쟁을 바라는 세력은 우리 안에 있다

윤석열 정권에 들어서면서 9·19 군사합의를 문제 삼더니, 2023년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빌미로 효력을 정지시켰다. 정찰위성 발사는 9·19 합의와 별개였음에도, 북한에 대한 선제적 도발 의도로 해석됐다. 실제로 우리 측 무인기 투입 사례로 증명되기도 했다.

이로써 전쟁을 바라는 세력이 누구인지는 명확해졌다. 북한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전쟁 준동 세력이 더 큰 문제임을 〈북극성〉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극성〉은 허구의 이야기 속에서조차 현실의 전쟁 위험과 이를 조장하는 내부 세력의 문제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평화를 전한 드라마, 세계가 주목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피스메이커(Peacemaker)’라 부르며 중단됐던 북미 대화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를 돕겠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너진 9·19 군사합의의 복원이다. 우리는 한반도에 평화를 확립하고, 통일도 평화적으로 이루어야 한다.

〈북극성〉을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 이 드라마는 공개 5일 만에 전 세계 시청 1위를 기록했고, 홍콩·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1위를 차지했으며, 디즈니+ 월드와이드 톱10 TV쇼 부문 5위에 올랐다.

한반도 평화 체제의 중요성을 알린 이 드라마의 공헌은, 완성도와 별개로 기억하고 반추할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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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Tiger IZ 님 2025-10-19 20:42:27
    고급진 칼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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