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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전, 사전 환담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31일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번도 자리를 마주하지 않았던 야당 대표를 드디어 만나면서 별다른 이야기 없이 인사와 악수만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657조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 달라며 시정 연설을 하러 왔다.
예산안이 미리 공개되면서 연구 개발 예산 삭감에 대해 야당의 비판 목소리가 높자 윤 대통령은 시정 연설을 통해 “이번에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3조4000억원은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데 배정했다”고 해명했다.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었지만 대통령실은 그동안 '범죄 피의자와 자리를 함께 할 수 없다'며 이 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해 왔고, 이 대표와 민주당은 영수회담, 여당 대표를 포함한 3자 회담 등을 제안하며 국정 안정을 위해 만남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미국 대통령이나 일본 총리와의 만남보다 적은 '0'을 기록했던 국내 정치 파트너 야당 대표와의 만남이 이제 '1'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대면'에 불과할 뿐,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한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서둘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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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와 함께 한 환담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심의와 관련하여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당이 정부에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대통령과 국회를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하며 "지금 경제와 민생 안정이 정말 시급한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 국회에서는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 더 나은 생활을 위한 힘겨루기는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구도는 집권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모든 만남을 거부하고 버텨왔다고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27분18초 동안 이어진 시정연설에서 여당 의원들은 1분에 1번꼴로 박수를 쳤고 총 30회의 박수가 나오는 동안 야당은 침묵을 지켰다.
여야가 맺은 신사협정에 따라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환호와 고성이 모두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가기를 원한다는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
신사협정이 겉으로의 예의를 지킨 것이라면 고통받는 국민의 삶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야 할 때가 왔다.
이제는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대통령실을 보호하는 자체를 벗어나 스스로 더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여야 대표회담이 아니며 대통령과 여당의 만남을 주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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