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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의원 (사진=연합뉴스)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누가 생채기를 내서 고름을 만들었는가, 누가 없는 외상값을 만들었느냐고 묻고 싶다"며 친명계 의원들과 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입장이 누그러진듯 보였던 조 의원이 해당 행위자에 대한 처벌 논쟁이 계속되자 다시금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5일 조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특정인의 보위를 위해 당이 운영되고, 여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소리를 내면 '수박'이라는 딱지를 붙이거나 온오프라인에 테러를 가한다"며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언급했다.
이어 "과연 이런 정당이 공당이냐, 이런 정당이 민주 정당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외상값을 치러야 할 때"라며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하자 조 의원은 "각이 다른 쪽을 배제하고 당에서 쫓아내려는 것은 건강한 정당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비판은 할 수 있는데 이렇게 거친 언어로 힐난하고 비난하는 것은 '원보이스 정당'으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이것은 패권정당, 이재명만의 당으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의원의 말은 무리한, 과장된 주장이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
조 의원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수박'이라고 부르며 지적하는 주체는 당원과 시민들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미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수박' 사용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조 의원을 포함해 적게는 6명에서 10여명의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비난하고 국민의힘 의원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센 발언을 해 온 의원들은 이를 적당히 섞어 당 지도부의 책임인 것처럼 떠넘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굳이 다른 정치인의 명령이 있었던 것처럼 발언하는 자세는 분명 문제가 있다.
여기에 핵심 지지층과의 결별을 요구하고, 정치인의 '인기'와 '지지'를 반성하라며 거친 언어로 힐난하고 비난해 온 사람은 조 의원과 그 동료들이 맞다.
온오프라인 테러라고 본인은 느꼈을지 모르지만,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위협을 느끼고 이로 인해 피해가 일어난 것을 '테러'로 규정해 볼 때 조 의원은 테러를 당한 적이 없다.
예전 정치인이 당해 온 계란과 밀가루 세례 조차 당한 적 없는데 일국의 국회의원이 온오프라인에 테러 운운하는 것은 덩치에 걸맞지 않게 쪼잔한 일이다.
지금은 조 의원의 말을 그대로 자신에게 들려주며 지적하는 '거울 치료'가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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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표결 준비하는 국회 (사진=연합뉴스) |
"각이 다른 쪽을 배제하고 당에서 쫓아내려는 것"은 조 의원이 이 대표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지금껏 진행해 온 주장이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며 조 의원에 동조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같은 당의 동지며 이들과 나와의 차이가 크다고 한들, 저들과의 차이만큼 크겠냐"는 이 대표의 말을 듣고 더는 '수박'이라 부르지 않으려뎐 수많은 시민들은 체포동의안 가결에 큰 충격을 받았다.
주류 민주당 정치인들의 입장과는 달리 국민의힘과 더 가까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 검찰에 힘을 실어 법원이 구속 결정을 쉽게 내릴 수도 있으니 부결해 달라"는 요청을 단순한 말 바꾸기로 국민의힘 입장과 동일하게 표현한 것은 지지자들에게 큰 상처가 됐다.
조 의원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못 살렸다"면서 "이 대표가 그렇게 하니 강성 지지층이 난리를 치고, 친명들은 거기에 부화뇌동해서 지금 그렇게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한 것은 그러기에 옳지 않다.
조 의원은 "각이 다른 쪽을 배제하고 당에서 쫓아내려는 것은 건강한 정당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본인 스스로가 건강한 정당 민주주의를 해치고 있다는 점은 애써 외면한다.
겉만 파란 민주당이고 행동은 국민의힘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무리들은 수박이 맞다.
시민들은 이를 직접 확인했고, 영장이 기각되기까지 그들의 발언과 행동을 통해 왜 수박이라 불러야 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명박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장 특별 보좌관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식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한 경력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지낸 지자체장 출신 정치인을 우습게 볼 만큼 큰 권력이고 높은 자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대선 후보로 나서 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을 상대로 비난할 때는, 현재 자신이 속한 당의 대표와 지도부를 공격할 때는 최소한의 '논리적 근거' 정도는 갖췄으면 한다.
'조응천이 조응천했네', '여전히 제 버릇 못 버렸네' 등의 지적을 듣고 싶지 않다면 더더욱 노력하고 연구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비난이 아닌 비판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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