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 언제 바뀌나 [김용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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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9 10:00:08
김용택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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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교육은 폭력입니다"
▲세계 주요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사진=연합뉴스)

 

60년 전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가난하던 대한민국이 이제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고 경제 규모로 세계 10위의 서구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이 됐다. 

 

선진국(先進國, advanced country, developed country)은 고도의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이룬 국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그로 인해 국민의 발달 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을 일컫는 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에는 끝에서 4번째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공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51점으로, 조사 대상 137개국 중 57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행복도 점수가 낮은 곳은 그리스 5.931점, 콜롬비아 5.630점, 튀르키예 4.614점 등 세 나라뿐이었다.

 

 

■ 대한민국은 ‘시험 공화국’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인 박노자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시험 공화국’이라고 했다. 

 

"만 3살 아이들이 레벨 테스트를 거쳐 영어유치원에 들어가고 세계에서 3살 유아가 입시를 보는 나라는 한국 말고 그 어디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대한민국의 각종 시험 응시는 초로의 나이까지 지속되기도 하고 "공무원 시험 합격자 통계를 보면, 간혹 50대 합격자들이 눈에 띈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인생 주기 대부분을 시험 준비와 함께 보낼 확률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전국 유치원의 47.6%, 초등학교의 1.3%, 중학교의 20.0%, 고등학교의 40.5%가 사립학교다. 대학은 81.7%, 전문대학의 98.0%가 사립이다. 국립대학은 17.5%, 공립대학이 0.9%가 정도가 전부다. 

 

세계에서 가장 사립학교가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교육을 아예 사립학교에 맡겨놓은 셈이다. 

 

캐나다나 영국은 대학의 100%가 국공립이다.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는 국공립이 97%~82%다. OECD 국가 중 사립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가 1위다.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JTBC ‘차이나는 클래스’에 출연해 “한국 교육 100년 중 30년간 식민 교육, 40년간 반공 교육, 또 30년간은 인적자원 교육이었다. 우리나라는 사람을 위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교육다운 교육을 해 본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일등만이 살아남는 경쟁교육을 반교육이요 폭력”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나라는 교육은 성숙한 인간을 길러내 본 역사가 없다. 한 세기 동안 우열을 나누는 교육. 일등만이 살아남는 반교육의 세월이었다.


일제강점기 36년 동안은 우리 국민들을 일본 백성을 만드는 황국신민화 교육을 받고, 해방 후 민주 정부가 들어섰지만 그들은 교육을 상품으로 만들어 경쟁, 효율, 일등 지상주의를 체화시켜 왔다. 

 

실제로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는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바꿔 인재 양성이 교육의 목표라고 선언했는가 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교육을 공공연하게 상품으로 보는 경쟁교육을 노골화했다.

 

▲올 4월에 진행된 국민의힘 교육현안 관련 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문자를 습득하기 바쁘게 시험부터 친다. 

 

초등학교의 받아쓰기 중고등학교에서는 입학하기 전 진단평가,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는 형성평가, 학습이 끝난 후에는 총괄평가, 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학력평가, 모의평가, 수학능력 고사… 어쩌면 우리나라 교육은 시험에서 시작해 시험으로 끝난다. 

 

평가는 이제 교사도 학부모도 치러야 할 당연한 교육의 과정으로 본다. 인간의 가치를 서열 매기는 시험(?)은 공중파까지 나선다.
 

공영방송이라는 KBS의 도전 골든 벨이라는 프로그램에는 전교 1등짜리를 뽑고 연말에는 전국 일등을 골라낸다. 골든 벨뿐만 아니다. 

 

전국 노래자랑, 도전 꿈의 무대, 미스·미스터 트롯, 보이스퀸... 아예 인간의 외모를 쇠고기 등급 매기듯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까지 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형상을 보면 어쩌면 대한민국은 아예 거대한 시험장이다. 일등만이 살아남는 세상, 직업도 외모도, 남편감, 아내감도... 일등짜리를 찾아내는 세상이 됐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피아제(J. Piaget)의 이론을 빌리면 또래집단은 ‘구성원 상호 간의 관계는 아이들과 그 부모 사이의 관계보다 민주적’이며 ‘상호 합의의 기반 위에서 성립’하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서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 많다’고 했다. 

 

교육이란 개인적으로는 ’생존 방식을 습득하는 과정‘이요, 사회적인 존재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체득하는 과정‘이다. 

 

‘너보다 많이 아는 것’, 혹은 ‘네가 모르는 것을 내가 아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정이 생략되고 답만 아는 교육’. 놀이 문화를 빼앗고 등 떠밀어 학원으로 또 학원으로 보내 답만 외워서 남보다 앞서게 만드는 부모들은 진정으로 자기 자녀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인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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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댓글 >

댓글 11

  • TG K님 2023-12-12 19:26:32
    입시에서 도망나온 저로서는
    정말 공감가는 말씀입니다
    제가 시험볼려고 인생사는게 아니잖아요?
    전 행복해지고 싶었어요
  • 밤바다님 2023-12-11 20:04:17
    대한민국 교육은 언제쯤 개선되어서 아이들이 궁부지옥... 시험지옥에서 벗어나 친우들과 자유롭게 교감하며 경쟁하면서 자기계발과 재능계발을 할 수 있을까요???
    김용택 위원님 격공하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kkm님 2023-12-11 07:58:06
    항상 좋은 칼럼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서님 2023-12-10 02:59:29
    옳소 넘 치열한 시험민국
  • WINWIN님 2023-12-09 23:36:08
    교육제도는 어디서부터 손을대야할지도 모를정도로 진짜 노답... 교육제도가 엉망이니 도미노현상... 늘 생각하게 하는 칼럼 감사합니다
  • 이만우님 2023-12-09 23:08:47
    전적으로 동감 합니다.
    교육이 교육이 아닙니다.
    그저 남을 눌러야만 사는것 같아요..
    우선적으로 유치, 초등,중등,고등학교와 관련된 학원들을 모두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놀 수 있죠..
    빽빽한 아파트와 위험한 길거리가 많아서 특성 상 힘들 수도 있겠죠..
    에효.. 한숨만 나오네요..
  • 짱구 님 2023-12-09 21:44:42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꼭이기자님 2023-12-09 16:41:01
    늘 공감되는 칼럼 감사합니다
  • 민님 2023-12-09 13:21:39
    사회에 처음으로 나와서 당황했던게, 일에 대한 적응을 잘하고 못하고가 아닌, 대인관계 였어요! 일은 초보시절을 거치고, 시간이 가면 누구나 익숙해 지지만 대인관계는 부딪쳐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까요. 공부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어릴때부터 여러 친구들과 두루두루 사귀며 소통하는건 정서적으로도, 현명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공부가 아닐까 해요. 사람은 공부만 하며 혼자 살수는 없으니까요!
  • 진경압바님 2023-12-09 11:44:52
    김용택 위원님 토요일엔 위원님 칼럼... 재미와 흥미 지식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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