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직무대행이 설득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언급했다는 보도 나와.
개혁파 최고위원들 “대통령 뜻보다 당헌·당규와 당원 의사가 우선”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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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6.7.10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출 방식인 선호투표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일부 지도부가 선호투표제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을 설득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민주당은 12일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호투표제 도입 방안을 다시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결정된 사안은 없다”며 후보 등록 전인 15일까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단순히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 가운데 어느 방식이 더 적절한지를 넘어섰다. 이날 최고위에서 당초 예상됐던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가 아니라, 선호투표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당규 개정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혁파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더 커졌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마치 링의 코너에 몰려 집중적으로 펀치를 맞는 느낌”이라며 “선호투표제라는 목적을 위해 모든 절차를 맞춰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도적 미비점이 있다고 하니 당헌·당규까지 개정하겠다는 것은 특정 제도를 관철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인다”며 전 당원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선호투표제냐 결선투표제냐를 논의하는 줄 알았는데 실제 안건은 당규 개정이었다”며 “왜 이렇게까지 이 제도를 밀어붙이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평당원 최고위원인 박지원 의원 역시 현행 당규의 문언과 체계상 당대표 선거에는 결선투표가 예정돼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이번 전당대회부터 선호투표제를 적용할 경우 특정인을 위해 제도를 만든다는 ‘위인설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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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2대 하반기 국회 운영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26.7.1 (사진=연합뉴스) |
이런 가운데 한병도 직무대행이 최고위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선호투표제 도입이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이 대통령이 선호투표제 도입을 직접 지시했거나 구체적인 의사를 전달했다는 사실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한 직무대행이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해당 표현을 사용했는지도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앞서 황명선 최고위원이 선호투표제를 ‘이재명 대통령의 레거시’라고 표현한 데 이어 당 지도부 중재 과정에서도 대통령의 뜻이 거론됐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단순한 말실수나 개인적 충성 경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헌·당규 해석을 둘러싼 논쟁에 대통령의 이름이 등장하는 순간 토론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호투표제 찬반이 당헌·당규와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뜻에 따르느냐, 반대하느냐’는 충성도 논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개인의 조직이 아니라 당헌·당규와 당원 의사에 따라 운영되는 정당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도 당대표 재임 시절 당원주권을 강조하며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정식 절차를 거쳐 처리해왔다.
따라서 설령 선호투표제 도입이 대통령의 의중과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헌·당규 위반 논란을 해소하거나 절차적 정당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히려 당내 경선 규칙에 대통령의 이름을 끌어들이는 행위가 이 대통령에게 불필요한 정치적 부담과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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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부터) |
정청래 전 대표는 최근 당권 주자들이 함께한 정견발표에서 “뿌리를 자르고 꽃을 피울 수는 없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개혁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보완수사요구권으로 충분하고 검찰의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은 국물도 남김없이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자기정치’ 비판에도 “억울한 컷오프를 당했지만 탈당하지 않고 총선 승리를 위해 전국을 뛰었다”며 “선거 때 탈당해 다른 당 후보를 돕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최악의 자기정치”라고 반박했다.
이는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당을 떠나지 않았던 정치적 이력을 앞세워, 과거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를 도왔던 김민석 전 총리의 전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의원은 선호투표제가 당헌·당규상 문제가 없고 전준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최고위가 조속히 전준위 의결 사항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송 의원은 “선수가 룰을 문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정 전 대표 측을 비판했다.
그러나 선호투표제 논란의 본질은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넘어선다. 현행 당헌·당규가 결선투표와 선호투표를 별개의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는지, 후보 등록 직전에 당규를 바꾸는 것이 정당한지, 순회경선에서 선호투표제가 실무적으로 가능한지부터 먼저 따져야 한다.
더욱이 대통령의 뜻이라는 말로 당헌·당규 논쟁을 정리하려 한다면 민주당이 강조해온 당원주권 원칙과도 충돌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을 앞둔 15일까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대통령의 이름이 아니라 당헌·당규와 당원의 판단, 투명한 절차를 근거로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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