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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 모습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높은 가운데, 이를 '86세대' 운동권 심판으로 치환하려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표적 공천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비상대책위원장은 "86세대가 수십년간 특권을 누린 이들로 청산해야 한다" 4·10 총선 구도로 설정한 바 있다.
이는 29일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운동권 특권 정치의 심판을 시대정신으로 말한 바 있다"고 한번 더 강조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총선은 경제·민생을 살리는 실력 있는 혁신 여당을 선택할 것이냐, 낡은 이념에 빠져 운동권 특권과 기득권을 수호하는 운동권 야당을 선택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맞춰 여권 인사들은 민주당 86 정치인들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구에 속속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는 이날 태영호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구로갑에는 YTN 앵커 출신 국민의힘 영입 인재인 호준석 대변인이 도전장을 냈다. 이 곳 현역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인 4선 중진 이인영 의원이다.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서울 중·성동갑에는 여당 내 '경제통' 윤희숙 전 의원이 전날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영등포을에는 검사 출신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3선 김민석 의원과 대결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 출신이다.
전대협 6기 의장대행 출신인 박홍근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서울 중랑을에는 이승환 전 중랑을 당협위원장이,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현재 민주당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의 서울 강북갑에는 전상범 전 부장판사가 나설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한 위원장이 '개딸 전체주의의 상징'으로 지목한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는 각각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경율 비대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자객 공천은 시작부터 스탭이 꼬였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과 관련해서는 당내에서도 '사천(私薦)' 논란이 불거졌다. 또 자객 공천이 예상되는 지역구에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각종 잡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김성동 전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김경율 공천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결전의 의지를 높이고 있다.
이렇게 한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전격적으로 총선의 프레임 변경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치 현안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태원참사 특별법의 거부권 논란부터 문제다. 국내외적으로 196명이 부상을 당하고 159명이 사망한 사건인데 이미 1년을 훌쩍 넘겼음에도 현실적으로 책임진 사람도, 책임지는 기관도 없다.
이런 가운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러시아가 외교부를 통해 공개 경고를 던지는가 하면 경제는 뭐라 말할 수도 없이 나빠지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시도는 좋았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프레임은 던지는 순간 국민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이거다'하는 느낌이 나와야 하는데 이미 취임 한달을 넘긴 한동훈 위원장의 발언은 그러기에는 강도가 약했다는 평가다.
이번 4·10 총선이 한 위원장의 그림대로 운동권 청산이 대세를 이루게 될지,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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