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수사단장, 항명·상관명예훼손 재판中
군 검찰, 징역 3년 구형…내년 1월9일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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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 해병 순직사건 수사 관련 항명죄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사진=연합뉴스) |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 선고를 앞둔 가운데 박 전 단장의 어머니가 군사법원에 무죄 탄원서를 제출했다.
군인권센터는 3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박 전 수사단장의 모친이 군사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을 공개했다.
어머니는 탄원서에 "법정에서 박 대령의 진술을 들으면서 비록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박수를 보냈다"며 "남에게 도움은 못 주더라도 피해를 주는 사람은 되지 말라,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말라고 교육했기에 그 가르침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어 "어느 기관이든 윗사람의 결재가 끝나면 마무리되지 않느냐.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 국방부 장관, 해병대 사령관 결재가 끝난 뒤 갑자기 모든 것이 뒤바뀐 참담한 현실을 온 국민이 알고 있다"고 했다.
해병대 사령관이 반복해서 이첩 보류 명령을 내렸지만 박 전 수사단장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군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어머니는 "사령관과 박 대령은 평상시 친분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해 명령이 아닌 의논을 했다고 한다. 수사 결과를 왜곡하라는 윗선의 뜻을 따르지 않은 박 대령을 벌주기 위해 의논이 명령으로 뒤바뀌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고 날은 온 국민의 박수 소리가 하늘나라에 있는 채 상병에게도 전달돼 채 상병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령에 대한 무죄 선고는 우리 사회의 정의 실현"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박 대령 무죄 탄원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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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권센터, 박정훈 대령 무죄 탄원 서명 운동 탄원서 |
박 전 수사단장은 지난해 7월20일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한 채상병의 사건 조사를 직접 지휘하고 이 사건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상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기고 이첩을 강행했다는 혐의 등으로 군사재판에 넘겨졌다.
군 검찰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수사단장에 대한 선고가 다음달 9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가운데 군인권센터는 같은 달 3일까지 '박정훈 대령 무죄 탄원 서명 운동'을 진행한다.
서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이 기간 접수된 서명은 군사법원에 제출될 예정이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2MiyOBfDl02btFaKvX3oMlJfE6wOljbI9QugI1VfZGsBShg/viewform
아래는 김씨가 아들을 위해 쓴 무죄 탄원서 전문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 사연을 올리는 저는 채 상병 사건을 담당한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어머니입니다.
이 사건이 1년을 넘어 수차례 재판을 했지만 저는 엄마로서 재판 자리를 지켜볼 용기가 없어 한 번도 참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여러 절에 기도를 다닐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1월 21일 10번째 결심 재판 날은 박정훈 대령의 생일날이었습니다. 가족들과 생일을 축하하면서 보내야 하는 날에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서야 되는 날이기에 그날만은 제가 참석을 했습니다.
엄마로서 지켜보는 심정은 청청 하늘에 날벼락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법정에서 박정훈 대령의 진술을 들으면서 비록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박정훈 대령을 키울 때 ‘다음에 커서 남에게 도움은 못 주더라도 피해 주는 사람은 되지마라’,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마라’, 이 교육을 가훈처럼 여겼기에 박정훈 대령의 한마디 한마디를 듣는 순간 엄마의 가르침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자기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억울함을 당한 그 심정, 재판장님께서는 이해하시겠습니까. 박정훈 대령에게 내려진 죄목은 항명, 상관명예훼손죄입니다. 어느 기관이든 윗사람의 결재가 끝나면 마무리가 되지 않습니까? 수사 결과에 대한 국방부장관님, 해병대사령관님의 결재가 끝난 뒤 갑자기 모든 것이 뒤바뀐 참담한 현실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항명죄라고 지금까지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박정훈 대령은 처음부터 해병대사령관님이 명령을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령관님과 박정훈 대령은 평상시 친분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해서 명령이 아니고 의논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수사 결과를 왜곡하라는 윗선의 뜻을 따르지 않은 박정훈 대령을 벌주기 위해 명령으로 뒤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자식들을 볼 때 객관적으로 봅니다. 박정훈 대령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 교육을 잘 지켜왔기에 항상 속으로 존경했습니다. 재판장님, 저희 가족은 이 사건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웃음을 잃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 가족들이 웃고 살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 선고 날은 온 국민의 박수 소리가 하늘나라에 있는 채 상병에게도 전달이 되어 채 상병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판단을 호소드립니다.
피고인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어머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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