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원 TF 보고도 취소…의혹 제기·조사 과정 설명과 당규상 책임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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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6월 28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서 김민석(왼쪽)과 정청래가 각자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김민석 대표에게 당원들 앞에서 공개 사과하고 어떤 책임을 질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근거가 없었다고 인정했지만, 정 전 대표는 의총 안의 사과로 당원들이 입은 상처까지 매듭지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의총 뒤 전한 발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조사 결과 3자 비밀연합의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내 누군가가 신천지 활동을 알고 주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혹여라도 본의 아니게 피해 입은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과의 대상과 방식을 짚었다. 그는 비공개 회의에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나와서 당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개적으로 제기된 의혹 때문에 상처받은 당원들이 사과를 직접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 요구도 분명히 했다. 정 전 대표는 당원들에게 모욕감과 혼란을 주고 당을 심대한 위험에 빠뜨린 행위를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김 대표의 주장으로 당원과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며, 사고를 낸 사람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을 저지른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공개적으로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전 대표는 조사 결과를 의총에 보고하지 않고 열람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비밀연합의 근거를 찾지 못한 것은 그런 연합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TV에서 조사 문제를 언급해 논란을 키운 만큼 스스로 매듭지어야 한다고도 했다.
의총에서는 김 대표의 사과와 함께 예정됐던 조사 보고도 취소됐다. 당초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인 박선원 최고위원이 결과를 보고할 차례였으나, 김 대표가 먼저 발언한 뒤 보고하지 않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이 김 대표의 사과를 진솔하게 받아들이고 박수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이 사과를 받아들였다는 설명과, 피해 당원들에게 별도로 사과해야 한다는 정 전 대표의 요구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김 대표의 사과를 의총에서 수용했다고 해서 의혹의 대상이 된 당원들에게까지 설명과 책임의 절차가 끝났다고 볼 수 있느냐는 문제다.
박 최고위원은 보고 취소에 반발했다. 뉴스1에 따르면 박 최고위원은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침투했다는 주장을 유지하면서, 보고할 기회도 주지 않고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데 항의했다. 조사를 준비한 자신은 어떻게 되느냐고도 반문했다. 김 대표가 근거가 없었다고 밝힌 뒤에도, TF 단장은 별도로 설명할 조사 내용이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신천지 교인의 입당 여부와 특정 정치 세력의 ‘3자 비밀연합’은 각각 입증해야 할 사안이다. 교인이 입당했다는 정황만으로 경쟁 후보나 그 지지 당원들이 신천지와 공모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TF를 이끈 박 최고위원에게도 자신이 확인했다는 입당 정황이 김 대표가 제기한 비밀연합과 어떤 관계인지, 조사로 확인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일부 유튜버가 특정 지역에 신천지 당원이 대거 가입했다고 주장한 내용도 박 단장이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향후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공개 발표 방식으로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세부 사항은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개 여부가 논란이었던 조사 결과는 이날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사과는 지난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관한 것이다.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김 대표는 반명·분열주의·신천지의 3자 비밀연합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경쟁 후보였던 정 전 대표를 사실상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정 전 대표 측은 근거 제시와 사과를 요구해 왔다.
김 대표 당선 뒤 구성된 당원정비 TF는 박 최고위원이 단장을 맡았다. 민주당은 지난달 13일 조사 결과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 전 대표와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 등이 공개를 요구한 뒤에도 지난달 27일 의총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은 보고를 앞두고 김 대표가 비밀연합의 근거가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예정된 보고가 다시 취소됐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의총 사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며 책임을 요구했다. 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거짓 주장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민희 최고위원도 유튜브 ‘최민희TV’ 게시글에서 민주당에 비밀연합은 없었다며 정 전 대표와 당원들의 결백을 강조했다.
당규에는 선거 과정의 허위사실과 비방을 다룰 규정이 있다. 민주당이 현재 공개한 당규 제4호 ‘당직선출규정’ 제34조는 선거운동을 위해 후보자나 그 소속 단체에 관한 허위사실을 진술·유포하는 행위와 후보자 비방을 금지한다. 제76조는 위반 사실을 신고받거나 인지하면 조사하고, 선거의 공정을 해친 위반행위는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도록 정한다. 이번 발언에 적용하려면 선거 당시 규정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져야 한다.
당내 징계와 별도로 형사책임을 다룬 규정도 있다. 정당법 제52조 ‘당대표경선등의 허위사실공표죄’ 제2항은 다른 후보자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나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허위사실을 담은 선전문서를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도 처벌 대상이다.
같은 조 제1항은 자신이나 다른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와 그 가족의 소속·신분·직업·재산·경력·학력·학위·상벌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이를 담은 선전문서를 배포한 경우를 규정한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배포할 목적으로 선전문서를 소지한 경우도 포함한다.
이번 사안에서 제52조 제2항의 적용 여부를 따지려면 전당대회 당시 개별 발언이 허위사실에 해당하는지, 발언자가 허위임을 인식했는지, 다른 후보자를 낙선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의혹의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사과만으로 범죄 성립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형사책임의 유무와 당내 징계, 선거 효력을 다투는 민사절차도 각각 구분해야 한다.
선거의 효력을 법원에서 다투는 절차도 당내 징계와 별개로 검토할 수 있다. 서울고법은 2023년 10월 민생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에서 자격 없는 선거인·피선거인의 참여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무효를 인정했다. 당내 이의신청의 30일 기한이 당원의 무효확인 소송 제기 기한까지 뜻하지는 않는다고도 봤다.
다만 민생당 사건은 당원·후보자 자격을 다툰 사안으로, 이번 발언 논란과 사실관계가 다르다. 김 대표의 사과만으로 선거가 자동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무효를 다투려면 규정 위반의 내용과 정도, 당원의 자유로운 판단을 침해한 정도와 당락에 미친 영향을 입증해야 한다.
정 전 대표가 이날 요구한 공개 사과와 책임 방안은 이런 법적 판단을 기다려야만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제기한 의혹의 근거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박 최고위원은 조직적 침투를 조사했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의 설명이 어디서 갈리는지, 정 전 대표와 당원들에게 씌워진 의혹을 어떤 근거로 해소할 것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TF 조사 내용과 함께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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