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18점 한자리에…이토 히로부미 저격 의거 115주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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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 유묵(사진=연합뉴스) |
안중근 의사가 순국 전, 중국 뤼순 감옥의 일본인 간수에게 써 준 글씨가 15년 만에 한국에서 공개된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의거 115주년 만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안중근의사숭모회, 안중근의사기념관과 함께 내일(24일)부터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안중근 서(書)'를 선보인다.
안 의사가 1910년 2월 14일 사형 선고를 받고 그해 3월 26일 순국하기까지 약 40일간 옥중에서 남긴 글씨를 통해 그의 정신과 사상을 조명하는 자리다.
보물 13점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에 남아 있는 유묵 18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묵은 '독립'이다. 자신과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난 일본인 간수 시타라 마사오에게 준 이 글애는 간절한 염원과 굳은 의지가 담겼다.
힘 있고 간결하게 쓰인 글자 옆에는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이 썼다는 기록을 남겼다. 네 번째 손가락 일부가 없는 왼쪽 손바닥 도장과 함께였다.
2009년 전시 이후 약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 유묵은 시타라 마사오의 후손이 류코쿠대학(龍谷大學) 도서관에 수탁해 관리하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를 준비하면서 전시장 가운데에 가로 3m, 세로 4.5m 크기의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독립' 글자에 담긴 의미를 온전히 느끼도록 신경 쓴 부분이다.
유정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어린 시절 이름인 '응칠'(應七)에서 착안해 안 의사의 정신과 사상을 가문, 애국, 평화 등 7가지 이야기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전시운영과장은 "안중근 의사의 핵심 사상은 독립과 동양 평화"라며 "전시장의 가장 중심 공간에서 그런 염원이 집약된 글씨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유묵뿐 아니라 생전 활동을 엿볼 수 있는 각종 기록과 사진, 신문 자료 등 50여 점을 함께 보여준다.
안 의사와 형제들이 삼흥학교를 설립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1907년 대한매일신보 기사, '안응칠' 수형표를 단 모습 사진, 1962년 안 의사가 추서 받은 훈장 등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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