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박근혜 탄핵 때 욕 많이 먹었지만 무소속 가도 찍어주더라"
윤상현 지역구 사무실 앞 “즉각 사퇴하라” 기자회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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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경인일보 유진주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에게 "내가 박근혜 탄핵 반대해 봤다.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조언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윤상현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난 7일 국민의힘의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 이후 김재섭 의원이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취지에서 자신에게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의원은 "나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며 "그때 나 욕 많이 먹었다"라고 김 의원에게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야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는 말을 들었다). 그 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인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에 윤 의원을 당선시킨 인천 미추홀구민들이 화가 났다.
10일 시민단체 인천운동본부는 10일 인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인천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공범 국민무시 윤상현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인규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는 “독재자 전두환의 사위로 시작해 돈과 권력만을 바라보면 화려한 부역과 배신으로 더러운 길만 걸어온 당신이 그나마 국민과 인천시민들에게 속죄하는 길은 이제 하나밖에 없다. 탄핵에 동참하는 길”이라며 윤석열 탄핵에 동참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시민은 “박근혜를 누나라고 불렀던 윤 의원. 누나 탄핵을 반대해 의리가 있는 윤 의원. 당신이 저지른 행동과 말은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1년이 지나고 10년, 20년이 지나도 (당신의 만행을) 기억하겠다. 당신을 미추홀구 주민들은 이미 사퇴시켰다. 당신은 아웃이다. 사퇴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세일 비상시국회의 대표는 “(윤 의원은) 지난 3일 대통령 탄핵은 안 된다는 내란공범 입장을 SNS에 게시하더니 이제는 국민을 무시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인천시민과 미추홀구 유권자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 미추홀구 유권자들을 개·돼지로 보는 윤 의원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윤 의원이 유권자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지 않는다면 인천시민들의 힘으로 윤 의원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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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경인일보 유진주 기자) |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발언 이후 윤 의원 사무실 앞 가로수에 ‘내란공범 국민무시 윤상현의원 즉각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이어 현수막에 사퇴를 촉구하는 문구를 적은 빨간 스티커와 근조 리본 등을 부착하며 항의 행동을 펼쳤다.
한편, 윤 의원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1년 후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언급한 발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끝까지 책임지고자 노력했던 저의 충정을 소개한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며 주민들이 제 충정을 인정해 주셨고 당적을 떠나 무소속으로 나왔는데도 선택해주셨다는 내용으로, 진심어린 정치 행보가 결국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의원의 유권자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 다 드러난 마당에 그 해명을 믿어줄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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