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5개월 끈 대법관 제청...靑 협의 없이 손봉기·김성수 동시 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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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9 09:30:12
시사타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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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후임 손봉기·이흥구 후임 김성수 제청
노태악 퇴임 후 169일째…후보 추천 뒤 210일 만
청와대와 사전 협의 없이 서면 통보…대법원·정부 갈등 재점화 가능성
▲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3.3 (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장기간 공석 상태였던 대법관 후임 인선을 18일 전격 단행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에는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다음 달 퇴임 예정인 이흥구 대법관 후임에는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특히 이번 제청은 청와대와 사전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대법원의 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대통령이 최종 임명권을 갖고 있어, 통상 대법원장과 대통령실이 사전 협의를 거쳐 후보를 조율해온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별도 협의 없이 손봉기·김성수 두 후보자를 동시에 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은 이미 상당 기간 지연된 상태였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1월 21일 후보 4명을 추천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최종 후보를 제청하지 않았다.

노 전 대법관이 지난 3월 퇴임한 이후 대법관 공석은 5개월 넘게 이어졌다. 후보 추천부터 이번 제청까지는 210일, 공석 발생 이후로는 169일이 걸렸다.

이는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 다른 대법관 후보자들이 추천된 뒤 통상 8~14일 안에 제청됐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인선을 지나치게 미루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다음 달 7일 이흥구 대법관까지 퇴임할 경우 공석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이 두 명의 후임을 동시에 제청한 것은 더 이상 인선을 늦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부장판사는 부산 출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구·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법관 생활을 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대구지방법원장 등을 지냈다.

2015년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해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2019년에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통해 대구지방법원장에 임명됐다.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전남 함평 출신으로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5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항소심 주심을 맡아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발생한 서부지법 폭동 사건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해당 사태를 “반헌법적 결과”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법원은 두 후보에 대해 법률 전문성, 공정한 판단 능력, 기본권 보장 의지, 사회적 약자 보호, 도덕성,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임명 절차다.

이번 제청이 청와대와 조율 없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곧바로 제출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놓고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이 선호 후보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는 관측이 계속됐다.

조 대법원장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선호했고, 청와대에서는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나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등을 선호했다는 이야기가 법조계에서 나왔다.

결국 조 대법원장이 손봉기 부장판사를 선택하면서 자신의 헌법상 제청권을 관철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손 부장판사가 서울대 출신이 아니고 지역 법관 경력이 길다는 점에서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감안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다.

대법원과 정부·여당의 관계는 이미 상당히 경색돼 있다.

대법원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이른바 ‘사법 3법’을 둘러싸고도 대법원과 여권은 충돌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9일 대법원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까지 제기돼온 만큼 이번 대법관 제청 과정 역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 이번 제청이 장기간 이어진 대법관 공백을 끝내는 계기가 될지, 오히려 대법원과 정부 사이의 갈등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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