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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가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7일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검찰은 백현동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6일 이 대표는 9시간 17분 동안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오후 7시 24분께 간단한 식사를 마친 뒤 오후 7시 50분께 법정을 나왔다.
이 대표는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직접 발언권을 얻어 검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유 부장판사가 혐의와 관련해 궁금증을 표하면 직접 보충 설명을 하고 검찰 주장이 납득되지 않을 때는 근거를 제시하라며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측이 주장한 증거인멸과 주요 관계자에 대한 위해 우려도 직접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는 "성남시장이 된 이후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 세상의 공적이 돼 버린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구속 여부에 정치적 명운이 달린 만큼 직접 항변에 나서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심문에 참여한 검찰 관계자는 법정을 떠나며 "(이 대표가) 말씀을 많이, 잘하시더라"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인 박균택 변호사는 이 대표가 많이 힘들어했다며 "재판장 질문에 대해서 간단하게 답하는 정도로 했다. 말을 그렇게 많이 한 편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측은 수사 과정에서 입회한 고검장 출신 박균택(21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과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를 맡은 판사 출신 김종근(18기)·이승엽(27기) 변호사,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상호(38기) 변호사, 이 대표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감사관을 지낸 김희수(29기) 변호사, 전석진(16기) 변호사 등 6명이 방어에 나섰다.
검찰 수사 때와 달리 법관의 심증 형성 과정에 이해가 깊은 판사 출신 변호인을 전면에 세워 총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백현동·대북송금 의혹을 각각 '권력형 지역토착비리'·'국가안보를 위협한 정경유착 범죄'로 규정하고 이 대표가 사건의 정점에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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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시사타파뉴스 이외솔) |
심문을 마친 이 대표는 검정색 승합차를 타고 약 16㎞ 떨어진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영장심사를 받은 피의자들은 통상 구치소 내 피의자 대기실에서 법원의 심사 결과를 기다린다. 이 대표 역시 서울구치소 도착 후 기본적인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대기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속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수의(囚衣)로 갈아입지는 않고 사복 차림으로 대기했으며 보안시설 내 휴대기기 사용이 금지되기 때문에 대기실에 들어갈 때는 휴대전화를 비롯한 각종 소지품을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외부와 연락이 단절된 채 긴 하루를 반추하며 결과를 기다렸고 결과는 기각이었다.
검찰은 향후 재판에서 구속 영장을 청구할 만큼의 중요한 증거가 있었는지 입증해야 하는 책임까지 떠안게 됐다. 또한 구속이 당연하다며 외치던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측은 일단 방어권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하는 분위기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단식을 끝내고 구속을 벗어난 이 대표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를 스스로 '검찰의 아가리'에 넣는 투표를 했던 부분에 대해 어떤 의사 표시를 할지, 신임 홍익표 원내대표와의 호흡도 주목의 대상이다.
이 대표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27일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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