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민주당 45회·이재명 19회 언급
“국정 혼란 주범은 이재명 세력...비상계엄 이유 따져봐야”
이재명 연설 성장 28회·노동 19회·AI 17회·경제 16회 언급
"실용주의 바탕으로 잘사니즘 구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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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국정 위기의 원흉으로 규정하며 '프레임 공세'에 화력을 쏟았다.
총 44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민주당'(44회)이 분당 한 번 꼴로 언급됐고, '개혁'(23회), '탄핵'(21회), '이재명'(19회) 등을 중심으로 비판 논리가 전개됐다. 급기야 12·3 비상계엄 선포 책임론을 두고 화살을 돌리는 발언이 나오자, 야당에서는 '여당 포기 선언문'이라며 날을 세웠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대표연설에서 "단언컨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 질서 파괴자는 바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며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의회 장악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싸잡아 비판했다.
특이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했다. 총 30쪽 분량의 연설문 중 약 20쪽을 이 대표 비판에 할애했다. '조기 대선'을 겨냥한 정책을 내놓을 수 없는 여당 입장에서 야권 1위 후보를 견제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권 원내대표는 11일 약 44분 동안 연설에서 '민주당'이란 단어를 45번, 이재명 대표는 19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과거 성남시장, 경기지사 재직 당시 이 대표의 발언과 모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잘사니즘' 구상을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본사회와 성장을 결합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제시했다. 특히 '성장'을 28번, '경제'는 15차례 언급하며 '실용주의 성장론'을 강조했다. 사실상의 대선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조기 대선을 겨냥한 위장 전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 재직 당시 "기본소득은 필생에 이루고 싶은 정책"이라고 했고, 성남시장 때 "재벌체제 해체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했던 발언을 상기시켰다.
그런 사람이 이제 와서 "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 "지금은 성장이 시급하다"며 자신의 과거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바꾼 말들은 언제든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포퓰리즘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왜 비상조치가 내려졌는지 한 번쯤 따져 봐야 한다"며 야당에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거대 야당은 무려 29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는데 세계 어느 국가에도 이런 야당은 없었다"고 질타했다. 또한 "국익을 위하고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이라면, 정부가 왜 거부권을 행사하겠나"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안보 정책에 대해서도 "과거 이 대표는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규정하며, '주한미군 철수도 각오해야 한다'라고도 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그의 발언에 대해 "카멜레온의 보호색이 성조기 무늬로 바뀌었다"고 직격했다.
이날 연설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집권당이 현직 대통령 파면을 가정할 수 없는 만큼, 야당에 대한 대항 논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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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원내 교섭단체 대표 연설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의석수도 부족한 만큼 전략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사실상 야당이나 다름없는 처지"라고 한탄했다.
조기 대선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과의 거리 두기가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강성 지지층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여당의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성장'을 최다 키워드로 28회 언급했다. 2022년 국회 대표연설(성장, 11회) 당시의 2.5배 수준이다. 그는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을 핵심 어젠다로 끌어올려 경제회복을 통한 이 대표의 새 비전인 '잘사니즘' 구현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성장 다음으로 노동(19회), 인공지능(AI·17회)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노동'에 대한 당의 전통적인 가치 유지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AI 혁명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며 반도체 분야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 외 경제 15회, 회복 12회, 희망 8회, 민주주의를 11회 언급하며 "(계엄으로 인해) 안 그래도 힘겨운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무너진 국격과 신뢰, 경제와 민생, 평화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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