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파NEWS - ′국민은 물에 잠기고, 시장은 술에 잠기고′…李대통령 ＂정신 나간 공직자 엄단＂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7.22 (사진=연합뉴스)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을 엄히 단속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에서 내린 '격노의 지시'다. 이는 기록적인 폭우로 구리시가 물에 잠기고 공무원들은 비상근무를 서던 시각, 강원도로 야유회를 떠나 춤추고 노래한 백경현 구리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지자체장의 몰상식한 행태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신상필벌'을 천명하면서, 향후 강도 높은 감찰과 문책이 뒤따를 전망이다.

李 "국민 죽어가는데…정신 나간 공직자 엄단"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작심한 듯 강한 어조로 공직 기강 해이를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 아주 엄히 단속하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폭우 상황에서 야유회를 즐긴 백경현 구리시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이 겪는 삶의 고통에 대해 조금 더 예민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재난 대응에 대한 각별한 자세를 주문했다.

왕숙천 범람하는데…구리시장은 강원도서 '음주가무'

백경현 시장의 기가 막힌 행태가 알려진 것은 지난 20일이다. 당시 경기 북부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구리시 왕숙천이 범람하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구리시 공무원들은 전원 비상근무에 돌입해 재난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재난 대응을 총지휘해야 할 백 시장은 구리시를 떠나 강원도에서 열린 한 단체의 야유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국민적 공분을 샀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백 시장은 22일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었다. 시민 여러분과 현장 직원들에게 깊은 실망과 분노를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뒤늦게 성명을 발표했지만, 싸늘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李 "기존 방식 한계…AI 활용한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폭우 사태를 계기로 재난 대응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 장마 폭우를 보면서 기존의 방식과 시설 장비 대응책만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인공지능(AI)과 같은 것도 유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유형별로 자연재해에 대한 종합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재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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