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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제명을 요청했다(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원색적인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안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오만방자한 응석받이'라고 비난하자 이 전 대표는 "나는 아픈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다"며 응수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준석을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인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신 1만6036명의 국민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이준석 제명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우리 당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며 내부 분란 조장하면서 우리 당이 선거에서 몇 퍼센트로 질 거라고 잘난체하고 다니는 나쁜 사람은 내보내야 한다"며 "이번 선거 패배를 통해 얻은 혁신 과제 1호는 당을 망치는 나쁜 사람을 뽑아내고 좋은 분들을 모셔와 확장 정치를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기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 출연을 통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 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은덕을 입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당 쇄신을 위해 치켜세우고 대접해주었더니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며 "언제까지 이 응석받이가 당에 분탕질하는 것을 내버려 둘 건가. 지켜보고 계실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얼마나 마음 아파하시겠나"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 "이준석은 이제 2030 세대의 대표성을 상실해서 지지 세력도 없다 보니 세치 혀로 세상을 현혹하며 당을 난도질하고 있을 뿐인데, 마치 아직도 청년의 대표인 듯 과대 포장되어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중 한 시민이 "지X하고 자빠졌네. 개XX"라고 욕설을 던지자, "정말로 지X하고 자빠졌죠"라고 너스레로 받아친 것을 이 전 대표가 라디오 방송에서 언급해 비속어 논란이 일면서 갈등의 골이 다시 깊어졌다.
당시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불거진 자신의 욕설 논란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뜨렸다며 “이 전 대표가 우리 당에 저지른 가짜뉴스 사건은 선거 방해 공작“이라며 “이준석을 내버려 두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에 또 내부 총질을 할 것이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방송에 출연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할 것”이라고 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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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사진=연합뉴스) |
이 전 대표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변화와 쇄신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오늘의 사자성어, 결자해지'라는 제목의 회견문을 통해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는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다”며 “국정 운영의 방식이 엄석대처럼 투박하지 않기를 바랐고 간신배들의 아첨 속에 대통령께서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이 되지 않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보선 참패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긍정 평가율과 연동돼 있었다"며 "서울은 여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니 해볼 만하다며 희망 회로를 돌렸지만, 지지정당이 없는 시민은 철저하게 여당을 외면했다"며 "항상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입 밖에 내 표현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어제 의총에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꼭 해야 하는 말은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 그렇게도 두려우시냐”며 전날 열린 당 의원총회 결과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다시 한번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검사동일체의 문화를 정치권에 이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까지 일체의 다른 의견을 탄압해놓고도 아직까지도 당정 일체가 부족하시나”라고 꼬집었다.
또 “지금까지 보여준 공천권자만 바라보는 구태정치로 수도권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정 기조 쇄신과 더불어 여당에 걸어둔 묵언수행의 저주를 푸는 ‘결자해지( 結者解之)’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로 여당 내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막아 세운 당신께서 스스로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수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숨진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의대 정원 확대 논란 등 최근 이슈가 된 사안들도 함께 언급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수사를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 집단 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내년 총선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가장 뼈아픈 것은 1년 반간의 집권을 통해 지난 정부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잘못을 뒤집고 승리하기까지 60일이면 충분했다"며 “주어진 180일 동안 어떤 색을 칠할지 고민하는 건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된다"며 "대통령께서 지금의 정책,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 (총선에서) 이길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후 "이 전 대표가 제명의 불길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을 직격하며 악마의 눈물 쇼를 보여줬다"며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고 폄하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제명을 목적으로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하는 안 의원에 대해서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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