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 “지금 전환해도 문제없어”…미국 측에 우려 전달
김병주 “전환 지연·무기 수출 의도” 주장…진성준 “대한민국 영토주권 부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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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0.15 (사진=연합뉴스) |
한미 양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조건을 조속히 충족해 전작권을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안보 환경의 변화를 이유로 새로운 평가 기준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 구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저희는 조건을 빨리 충족해 전환해야 한다는 기본적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전환 조건이 충족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협조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측의 조건 변화 언급에도 기존의 전작권 전환 추진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논란은 브런슨 사령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전작권 전환 기준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변화한 안보 환경을 거론하며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밝혔다.
또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을 전환할 경우 발생할 위험을 미국 대통령에게 설명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전작권 전환이 특정 시한보다 한국군의 핵심 군사역량과 변화한 안보 위협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는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미국 측의 시각을 보여준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언급한 새로운 기준이 한미 양국의 공식 합의를 거쳐 확정된 것인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사령관의 발언만으로 기존 전작권 전환 조건이 공식 변경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인 임기 안에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역내 안보 환경 변화를 이유로 평가 기준을 높일 경우 전환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국방부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측에 이미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기존 조건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조건 충족 수준을 판단하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작권 전환이 당장 이뤄지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국군 사령관이 지휘하고 미국군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연합방위체계가 운영된다며, 한미 간 신뢰가 보장된다면 현재보다 강력한 지휘체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내부에서도 평가 기준을 계속 변경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을 달성하더라도 새로운 조건이 반복적으로 추가된다면 사실상 전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다만 전작권 전환은 한미 양국이 합의한 조건과 절차에 따라 추진되는 사안인 만큼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최종 전환 시점을 확정할 수는 없다.
민주당 내에서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 배경을 두고 비판적인 해석도 나왔다.
대통령 국방정책특보를 맡고 있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전작권 전환을 늦추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미국이 한국군의 군사역량 부족을 문제 삼아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경우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추가로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무기 수출 확대라는 이해관계가 전작권 전환 조건 강화와 연결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는 김 의원의 정치적 해석으로, 미국이 무기 판매를 목적으로 전작권 전환 조건을 변경하려 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브런슨 사령관의 대한민국 영토 관련 발언도 새로운 논란으로 떠올랐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브런슨 사령관이 세미나 당시 대한민국이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는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진 의원은 이를 대한민국의 영토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며 우리 헌법 제3조와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진 의원은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유엔군사령관의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법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 범위를 부정한 것인지, 유엔군사령부의 군사작전 관할 범위를 설명한 것인지는 발언 전체의 맥락과 유엔군사령부의 공식 설명을 확인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전작권 전환 문제에서 드러난 한미 간 이견에 대해 정부·여당의 대응을 비판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민주당과 국방부가 동맹군 사령관의 우려를 검토하기보다 미국 측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러시아 파병을 통한 북한군의 실전 경험 등을 거론하며 전작권 전환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군사역량과 안보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전환이 한미동맹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정부·여당은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이 평가 기준을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전작권 전환의 필요성 자체보다 기존에 합의한 조건을 어떻게 평가하고, 변화한 안보 환경을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 것인지에 있다.
한미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역량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브런슨 사령관이 새로운 기준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한국 국방부가 이에 우려를 전달하면서 양국 사이의 평가 기준과 전환 일정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향후 한미 국방당국 간 협의에서 새로운 기준의 구체적인 내용과 공식 합의 여부, 한국군의 군사역량 평가 결과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져 12월 이후로 조율되는 상황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주목된다.
정부·여당이 기존 전환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해소하는 외교·안보 협의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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