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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잡힌 청주 오송지하차도레 가득찬 흙탕물 (사진=연합뉴스) |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발생 40분전, 금강홍수통제소 측은 흥덕구청에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고 구청측은 청주시 안전정책과와 하천과에 보고했지만 청주시는 이를 충북도청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고 발생 50분전에는 주민 신고도 있었다지만 이 역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잠정 22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무책임한 관계 기관의 총체적 부실이 불러온 참극이라는 결론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요약하자면 사고 발생 최소 2시간 전부터 여러 차례 위험 신호가 감지됐지만 기관들 중 어느 하나도 나서지 않아 도로 통제 등 안전조치가 이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참사가 발생했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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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중인 요원들 (사진=연합뉴스) |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 폭우로 불어난 청주 미호강 물이 무너진 제방을 넘어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덮쳤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4시 10분께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 지점에 대해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충북도·청주시·흥덕구 등 76개 기관에 통보문을 전달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오전 6시 34분 흥덕구 건설과에 전화를 걸어 물이 계속 차올라 범람 위기라며 주변 주민통제와 대피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상황을 접수한 청주시청은 충북도청에 연락하지 않았고 그걸로 끝이었다.
사고 발생 2시간 전에 이미 위협을 감지했지만 대응은 없었다.
오전 8시 3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제방 둑이 무너져 미호강이 범람하고 있다"고 상황실에 전파했고, 상황실은 이 사실을 청주시 당직실에도 즉각 전달했지만 이 역시 도로 관리주체인 도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찰 역시 나태한 대응으로 지적받고 있다.
경찰 상황실에는 오전 7시 58분께 "궁평 지하차도 차량 통행을 막아달라"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관할 파출소 직원들이 모두 다른 침수현장에 나가 있는 상태여서 대응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미호강 범람을 미리 알고 있던 금강통제소도, 연락을 받은 흥덕구청이나 청주시도, 또 도로관리 주체인 충북도청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후 지하차도와 500여m 떨어진 미호강 임시제방의 부실한 관리가 사태를 나쁘게 이끌고 갔을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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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 의혹받는 미호강 임시제방 (사진=연합뉴스) |
무너진 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설치한 임시제방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임시제방은 홍수를 대비해 오히려 홍수 수위보다 1m 높게 설치했다"면서 "이번에 홍수 수준을 넘을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천재지변으로 제방이 유실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충북경찰청은 이번 참사 관련 실종자 수색이 끝나는 대로 전담수사본부를 꾸려 전방위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여러 기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재난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기관 간 상황 공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은 바뀌지 않는다.
어처구니 없이 발생한 재난에 책임을 지려는 기관은 하나도 없는 형국을 과연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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