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사전면담엔 "법 위반 아냐"…두 번째 검사 탄핵도 기각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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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 (사진=연합뉴스) |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파면 요구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헌재는 29일 '처남 마약사건 수사 무마'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 검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이 검사의 의혹 중 상당 부분에 대해서는 소추 사유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는 직무집행과 무관해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인신문 전에 증인을 사전 면담했다는 의혹은 구체적으로 법령 등을 따져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
헌재는 "증인신문 전 증인 면담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법령의 규정은 없다"며 "이 사건 기록만으로는 사전면담이 위법하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당시 대법원은 최씨가 검사와 사전면담한 것을 지적하며 신빙성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증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 사전면담 자체가 위법하다거나 이 검사가 증인을 회유했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다만 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이 검사가 한 사전면담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헌법상 공익실현 의무를 위반한 것은 맞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도 두 재판관은 이 검사를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고 인정했다.
헌재는 ▲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 ▲ 리조트 이용 관련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 수사 무마 의혹 등에 대해 "행위의 일시·대상·상대방 등 구체적 양상, 직무집행과의 관련성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형식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한 소추 사유들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국회가 든 탄핵 사유 대부분이 충분히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적법하다는 게 헌재 판단이다.
리조트 이용과 관련해 코로나19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해 사적인 모임을 가졌다거나, 위장 전입을 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직무집행과 관계가 없는 행위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헌재가 검사 탄핵에 대해 헌정사상 두 번째로 내린 결론이다.
헌재는 지난 5월 안동완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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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재판관들 (사진=연합뉴스) |
한편,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했고 12월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검사가 타인의 전과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고 스키장과 골프장을 부당하게 이용했으며, 처남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고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국회가 주장한 탄핵 사유다.
이 검사는 위장전입 외에 나머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헌재는 세 차례 공개변론을 여는 등 9개월 가까이 심리해왔다.
이 검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현재 서울중앙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각각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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