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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사진 편집=시사타파뉴스) |
대통령실은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후임으로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임명했다.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한 바로 다음날 이루어진 교체다.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은 비문학 국어 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 당국이 (수험생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는 대통령의 지적은 이 전에는 전혀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은 이런 실태를 보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통속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날 선 표현으로 수능 출제를 지적했고, 결국 대입 담당 국장이 6개월 만에 바뀌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출제와 관련해) 몇 달간 지시하고, 장관도 이에 따라 지시한 지침을 국장이 버티고 이행하지 않았다"며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오늘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2024학년도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교육계는 올해 수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혼란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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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모의고사를 치루는 학생 (사진=연합뉴스) |
윤 대통령이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불수능' 논란을 사교육비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았기에 관계자들은 사실상 '쉬운 수능'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2학년도 수능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149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수학(147점)은 전년보다 10점이나 상승해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렸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 올해 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과 EBS 교재와의 연계를 강화해 수험생의 체감 난도를 낮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입 담당 국장 대기발령 조치의 원인도 교육계는 6월 수능 모의평가가 예상만큼 쉽게 출제되지 않자 질책성 인사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올해 수능의 난이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자 16일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다.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라는 표현은 전날 브리핑에 없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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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윤 교육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
학생·학부모들은 이같은 대통령실의 '수능 발언 주워담기'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고3 학부모는 "대통령 말 한마디가 수능에 엄청난 영향력을 줄 것이고 시험의 출제 방향이나 난이도도 영향을 받을까 두렵다"며 "중요한 시기인데 아이들이 공정한 시험 치를 수 있도록 발언을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다른 고2 학부모는 "수험생과 가족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그걸 수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 장성윤 차관은 대통령의 수능 지시 이행여부와 관련하여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대로 이행했는지 감사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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