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세월호 참사 유족 설 당일 합동차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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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2 07:37:55
이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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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 합동분향소 찾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사진=연합뉴스)

 

설 당일 서울 도심 곳곳에 위치한 분향소에는 망자를 위한 차례상이 마련됐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10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떡국 나눔 행사를 열고 고인들에 관한 그리움을 말했다.

 

차례상에는 유족들이 직접 장을 봐 준비한 과일과 각종 떡, 빵, 음료, 닭강정 등이 올라왔다. 차례에는 유족 50여명을 포함해 시민 150여명이 모였다.

 

행사 시작 30분여 전부터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보라색 목도리나 모자, 패딩 등을 입고 어두운 표정으로 한자리에 모이기 시작했다.

 

분향소 안 희생자들의 사진 앞을 일렬로 줄지어 가다가 형제나 자녀 사진 앞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는 이들도 다수였다.

 

고(故) 정주희씨 어머니 이효숙씨는 딸의 영정 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하다가 결국에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명절인 오늘 함께 즐거워야 하는데 우리 주희만 저기 있으니 마음이 아프다"며 "너무 보고 싶고 그립고, 항상 밝게 웃던 그 모습이 보고 싶다"며 흐느꼈다.

 

고 서수진씨 어머니 박태월씨도 한동안 사진을 응시하다 돌아 나오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서씨 아버지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내의 등을 토닥거리며 위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 명절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는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이라며 "사랑하는 가족과 더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은 괴로움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태원 특별법)에 관한 거부권 행사로 한층 더 힘든 명절을 나고 있다고도 했다.

 

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맞이하는 설날인데 유가족들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며 "유가족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가고 힘들어하게끔 내버려두는 정부가 너무나 원망스럽고 분노스럽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지난해 진상규명을 위한 첫걸음을 떼었지만 무참하게 거부당했다"며 "이 정부의 비열하고 야비한 행동은 '왜 진상규명이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뚜렷하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몸을 불사를 것"이라며 "저희가 버틸 수 있도록 힘껏 옆에서 지지해주신 많은 시민분께 초라하고 조그맣지만 정성을 다해 음식과 덕담을 나누려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붉어진 눈시울로 영정사진 앞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영정사진을 어루만지며 오열하는 유족도 여럿 있었다. 차례를 마친 유족들은 시민들과 떡국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했다.

 

▲ 세월호참사 가족·시민 설 명절 합동차례 (사진=연합뉴스)

 

이어 오후 4시16분께는 중구 서울특별시의회본관 앞 기억 공간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10년 차로 접어든 신년 합동 차례를 지냈다.

 

유가족 10여명 등 시민 70여명이 자리를 지켰고 앞서 차례를 마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했다.

 

김종기 가협 운영위원장은 "누구도 다시는 우리처럼 지옥을 겪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지난 10년 동안 싸워왔듯 앞으로 10년을 싸워야 한다면 당연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색 롱패딩을 입은 고 김수진양 아버지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모해도 모자랄 시간에 10년째 거리에 나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난다"고 목소리 높였다.

 

참석자들은 앞으로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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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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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밤바다님 2024-02-13 22:22:46
    너무도 긴 시간동안 많이 힘들고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계시는 유가족분들 힘내세요...
    희망을 버리지않는다면 좋은 날 꼭 올 거라 믿습니다...
  • 짱구 님 2024-02-12 11:18:49
    국가가 있으면 반드시 조사을. 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김서님 2024-02-12 10:36:57
    별이된아이들 청년들 ㅠ
  • 진경압바 님 2024-02-12 09:58:57
    이직도 세월호 이태원 유가족을 길바닥 에서 통곡하게 만드는가....이분들께 모두 죄를짓고 있습니다...
  • WINWIN님 2024-02-12 09:26:34
    유가족분들께 힘내시라는 말씀뿐이 못드려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반드시 통과될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세월호 이태원참사 유가족분들 힘내세요.
  • 민님 2024-02-12 08:31:36
    슬픈날만 너무 길게 이어지고 있네요... 긴 슬픔을 이겨낼 좋은 소식이 올해 반드시 올 것이라 믿고, 유가족분들과 함께 웃을 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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