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에 ‘법적 대응’ 꺼낸 청와대...유시민 발언에 권력이 답할 방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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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4 15:01:07
시사타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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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검찰개혁 두고 국민 속였다” 비판에 청와대 법적 대응 검토 알려져
대통령이 강조한 ‘합리적 비판·품격 있는 설득’과도 충돌 논란
▲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채널 '2분뉴스'에 출연해 최근 정치 현안과 검찰개혁, 권력 견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2분뉴스 캡처)

 

청와대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을 비판한 유시민 작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을 둘러싼 정치적 비평에 청와대가 사실관계에 대한 반박을 넘어 법적 조치까지 거론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논란은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검찰개혁 관련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당시 검찰개혁의 목표에 대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애초 구상은 법무부 안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과 소추를 담당하는 기관을 나누는 것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되는 개혁은 여기서 더 나아가 검사가 아예 수사를 하지 못하고 수사기관 역시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분리되는 단계까지 진척됐다고 설명했다.

유 작가는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설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던 민주당의 검찰개혁 방향 및 대통령의 공약과 다르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이 밝힌 애초의 검찰개혁 구상에 대해서도 자신은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의 표현은 매우 강하다. 그의 해석이 타당한지, 이 대통령의 과거 공약 및 발언과 실제로 배치되는지는 공개된 자료를 통해 따져볼 문제다. 청와대 역시 유 작가의 해석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다면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공약, 정부의 검찰개혁 추진 과정을 제시하며 공개적으로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24일 복수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유 작가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유 작가의 주장을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왜곡하는 것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취지로 전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유 작가가 정부 내부 정보를 허위로 폭로한 공직자도, 대통령을 사칭한 인물도 아니라는 점이다. 작가이자 정치평론가가 공개된 대통령의 발언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비판한 사안이다.

정치적 비평에는 당연히 반론이 따른다. 비평이 부정확하다면 더 정확한 사실과 논리로 반박하면 된다. 특히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가 최고 권력기관이라는 점에서 일반 시민이나 정치평론가와 동일한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런 청와대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사실 자체가 공론장에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가볍게 볼 수 없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불과 며칠 전인 지난 19일 지지층을 향해 “혐오와 비아냥, 감정적 비난은 버리고 사실과 애정에 기반한 합리적인 비판, 품격 있는 설득과 따뜻한 호소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이 지지층에 요구한 것이 ‘합리적 비판’과 ‘품격 있는 설득’이었다면 청와대 역시 자신을 향한 거친 비판에 먼저 사실과 논리로 답하는 것이 그 메시지와 부합한다.

유 작가 역시 자신의 비평이 비판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왔다. 그는 지난 22일 같은 방송에서 비평 이후 반응을 살펴보고 자신이 잘못 말한 부분이 있다면 이후 비평에서 교정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을 ‘유시민의 주장이 맞느냐, 청와대가 맞느냐’에만 둘 필요는 없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비평을 국가 최고 권력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가에 있다.

특히 검찰개혁은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국가의 강력한 권한을 어떻게 분산하고 통제할지를 둘러싼 문제다. 그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가 정작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법적 대응 카드를 검토한다면 권력의 절제와 비판의 자유라는 또 다른 민주주의 원칙을 둘러싼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청와대가 유 작가의 발언을 왜곡이라고 판단한다면 무엇이 사실과 다른지 구체적으로 밝히면 된다.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공약, 정책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국민의 판단을 구하면 된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거칠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대응부터 거론하는 것은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합리적 비판과 품격 있는 설득’이라는 원칙과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는 특정 평론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권력을 비판하는 말에 권력이 법으로 답하기 시작한다면, 그다음부터 비평가와 언론이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은 ‘이 말이 맞는가’가 아니라 ‘이 말을 했다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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