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비공개 보고 ‘녹취록 유출’ 파문...민주 “국익 훼손 범죄, 고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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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3 13:54:41
시사타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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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협상 세부 내용 담긴 비공개 보고 직후 기자단에 녹취록 유포
장철민 “불법 녹음·유포 사실관계 확인…국회법 위반 확실”
김민석 “산업스파이와 같은 형태…국회 스스로 자격 버리는 자해행위”
유출자 특정은 아직…민주 “국회의원이면 의원직 내려놓아야”
▲ 대미 투자 비공개 보고 유출 규탄 회견하는 민주당 산자위원들. 왼쪽 오세희 의원, 오른쪽 장철민 의원. 2026.9.23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회에 비공개로 보고한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관련 내용이 녹취돼 외부로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유출자를 찾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를 “산업스파이와 똑같은 형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정부가 산중위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비공개로 보고한 대미투자 관련 내용이 녹취돼 기자단 등에 유포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전날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인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비롯해 미국 내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의 추진 상황을 국회에 보고했다. 텍사스 발전소 사업은 총사업비 223억달러 규모로 추진되며, 원전과 알래스카 LNG 사업은 상업적 합리성 등을 추가 검토해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보고가 한미 간 투자 협의 조건 등 민감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참석 인원 역시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직후 보고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기자단에 유포됐고 대미투자의 세부 협상 내용이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국회 비공개 회의 내용의 공개와 누설을 엄격히 금지한 국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국가의 대외 협상력을 약화할 수 있는 국익 훼손 행위라고 주장했다.

특히 녹취록에는 정부의 공식 보고 내용뿐 아니라 회의 진행 과정에서 나온 발언까지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산중위 민주당 간사인 장철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에 보고 내용과 직접 관계없는 발언과 회의 진행 과정까지 담겨 있다며, 이를 근거로 실제 녹음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불법 녹음과 유포가 이뤄졌다는 사실관계는 확인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누가 녹취했고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법률 검토에도 착수했다. 국회법 위반 여부와 함께 외교상 기밀 누설과 관련한 법 적용 가능성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까지 녹취·유포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민주당 역시 특정 정당이나 의원을 유출 당사자로 지목하지 않았다.

장 의원은 민주당 소속 산중위원들을 모두 개별적으로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유출 주체를 특정 정당이나 의원으로 단정하는 것은 어렵다.

민주당은 수사 등을 통해 유출자가 확인될 경우 고발 등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당사자가 국회의원으로 확인된다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김 대표는 이번 사안을 “산업스파이와 똑같은 형태”라고 표현하며, 상대 국가가 있는 협상에서 정부가 국회의 판단과 알 권리를 존중해 민감한 내용을 설명했는데 이를 외부로 유출한다면 국회가 스스로 정부에 비공개 설명을 요구할 자격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라면 ‘국회 프락치 사건’으로 다뤄졌을 사안이라며 “국회에 대한 자해 행위”라고도 했다. ‘간첩 행위’, ‘산업스파이’ 등의 표현은 김 대표가 이번 유출 의혹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사용한 정치적 표현으로, 현재 수사를 통해 간첩죄 등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논란은 한미 간 대미 전략투자 협상이 진행되는 민감한 시점에 불거졌다.

한미는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 사업에는 223억달러가 투입되며 약 6.5GW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해 AI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체 대미 전략투자 규모가 2000억달러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쟁점은 실제 녹취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누가 녹취록을 외부로 전달했는지, 유출된 내용이 법적으로 보호되는 비공개 회의 정보나 외교상 기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고발 방침을 공식화한 만큼 수사가 시작될 경우 대미투자 협상 내용 유출 경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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