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년간 432억~454억달러 회수 전망…“상업적 합리성 확보”
장기 전력구매계약 아직 미확정…한국 전액 투자·지분 구조도 협상 변수
美 원전 8기·알래스카 LNG는 수익성 추가 검토 후 추진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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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고 있다. 2026.9.22 (사진=연합뉴스) |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적 투자 가운데 첫 번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은 수익성과 투자 위험을 추가 검토한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해 대미 투자 프로젝트 가운데 정부가 추진 의사를 결정한 사업 1건과 추진 계획을 마련한 2건을 보고했다.
정부가 1호 사업으로 결정한 것은 텍사스 엔시날 지역에 대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최근 텍사스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엔시날 발전소는 이 같은 전력 수요를 겨냥한 사업으로 전체 설비용량은 약 6.3GW 규모다.
사업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1.4GW 규모의 가스터빈 발전설비를 건설해 실제 전력 수요와 경제성을 확인한 뒤 4.9G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 설비를 순차적으로 증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대신 초기 사업성을 확인하면서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약 223억달러다.
정부는 사업성 검토 결과 발전소 운영을 통해 20년 동안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원전과 알래스카 LNG보다 엔시날 발전소를 먼저 선택한 것도 상대적으로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와 관련해 단순한 자금 투입과 회수를 넘어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세계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도록 국익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업의 수익성이 최종적으로 확보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한 전력을 장기간 구매할 수요처를 확보하는 문제다. 엔시날 발전소는 인근 AI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지만,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현지 기업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전망한 장기 회수액을 현실화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 확보가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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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미투자 계획 주요 내용 (제공=연합뉴스) |
투자금과 지분 구조 역시 향후 협상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정부의 국회 비공개 보고를 들은 산자위 관계자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 자금은 한국 측이 전액 부담하는 반면 미국 측은 초기 지분을 한미 5대5로 구성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으로 미국 측이 더 높은 지분을 갖는 방안도 협상 과정에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23억달러라는 투자 규모뿐 아니라 향후 수익 배분 구조와 지분, 전력 판매계약 등 최종 조건이 실제 사업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미 투자의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됐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일단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정부는 미국 원전 8기 가운데 6기를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모델, 2기를 한국형 APR1400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목표로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지분율이 10% 미만이더라도 의결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국회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원전 사업은 구체적인 수익성과 투자금 회수 구조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최종 추진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역시 같은 이유로 추가 검토 대상으로 남았다. 정부는 두 사업 모두 당장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고 상업적 합리성을 추가로 따져본 뒤 한미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부는 전체 대미 전략적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기존 한도를 재확인했다. 연간 투자액은 200억달러, 전체 투자액은 2000억달러를 넘기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번 대미 투자는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조치다. 한국은 미국의 관세 인하와 연계해 전략산업 분야에 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첫 사업으로 텍사스 가스발전소가 선정되면서 대미 투자는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다만 사업 추진을 위한 한미 간 최종 절차가 남아 있고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시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1호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투자 규모 자체보다 장기 전력구매계약과 수익 배분·지분 구조 등 최종 조건을 얼마나 유리하게 확보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내세운 ‘상업적 합리성’ 원칙이 실제 투자 집행 과정에서도 유지되는지가 향후 대미 투자 사업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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