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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발표후 침통한 국민의힘 선대위 (사진=연합뉴스) |
패배는 뼈 아픈 반성을 부르기 마련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총선 패배의 원인을 두고 여러가지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후보 당사자들 역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15%p 차이로 아쉽게 석패한 서울 영등포을 박용찬 후보는 총선 패배 원인을 정부·여당의 '오만과 불통'으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의료대란, 대파 발언 논란 등 일련의 사건에서 보인 오만과 불통으로 국민들을 불쾌하게 했고, 결국 비리나 부도덕성보다 국민들을 불쾌하게 만든 것이 위험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의정 갈등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이고 서민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감 능력을 발휘하는 데 실패했다"며 "당은 집권당으로서 역할과 권한을 행사해야 하는데, 예민한 사안에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은 국민 여론을 반영하는 집합체이지만 대통령실과의 소통에만 너무 경도돼 있었던 것"이라며 "대통령실발 리스크가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의힘 리스크로 확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통령실 출신이나 친윤계로 꼽히는 인사들의 진단은 조금 달랐다.
인천 연수구을에서 3.01%p 차로 패한 김기흥 후보는 "첫 번째 패인은 후보자 본인의 부족"이라면서도 "'심판 대 심판' 선거 구도보다 여당으로서의 정책 선거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넘어서지 못한 만큼 선거 전략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경기 하남갑에서 1.17%p 차이로 무릎을 꿇은 이용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계속 각을 지고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당원들과 중도층 사이에서 많이 혼동이 발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과 대통령실 간 관계에 대해 계속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지지층 집결이 안 된 것 같다"며 "당과 대통령실이 각을 세운 것이 가장 컸던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대체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다만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 현안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수원정 선거구에서 1.73%p 차로 진 이수정 후보는 "민생에 더 집중하고, 이슈가 발생하면 더 발 빠르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당정 관계를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고서 당이 정국 운영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과 위기 상황에 놓인 만큼 '당정 일치'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박용찬 후보는 "이제 당이 홀로 서야 한다"며 "더 이상 대통령실의 눈치 보는 하청업체가 아니라 집권당으로서 존재감을 재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용 의원은 "이제는 당이 더 똘똘 뭉쳐서 대통령실과 하나로 가야 할 때"라며 "정부가 당과 의기투합해서 민생현안을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흥 후보는 "기회를 달라는 절박감으로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에 먼저 나서야 한다. 낮은 자세로 절박함을 보여야 국민들이 우리 목소리를 듣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계열 여의도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당의 몰락은 윤 정부의 안하무인 정책에 선거를 처음 치르는 한동훈식 캠페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패배한 것"이라며 "모두의 책임임을 반성하지 않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남은 3년의 임기동안 정국은 경색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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