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종료… “협의 시행 늦추면 2차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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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5 07:31:11
이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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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총파업 마무리…"국민 지지·공감대 형성“
▲ 나순자 위원장 등 노조 조합원들이 향후 총파업투쟁계획 발표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요구하며 전국 140개 의료기관에서 벌인 총파업을 종료, 교섭에 들어간다.

 

보건의료노조는 13일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내세우며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대회'를 열고 19년만의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총파업은 지난 2004년 의료민영화 저지, 주5일제 관철 등을 주장하며 파업한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자 역대 최대 규모로 다행히도 이틀만에 종료됐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와 적정인력 기준 마련 ▲의사인력 확충 ▲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정당한 보상과 9.2노정합의 이행 ▲노동개악 중단과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 등 7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텅 빈 입퇴원 수납창구 (사진=연합뉴스)

노조가 가장 강조한 것은 적정 의료 인력 확보였다. 

 

현장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커 어려움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은 정부의 태도는 결국 파업으로 이어졌다.

 

정부도 방향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일부는 정책 추진 의사까지 이미 밝힌 내용이라는 점에서 양측간 쟁점 대립은 크지 않았다.

 

노조는 정부에 각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분명히 내놓을 것을 요구했고, 정부는 합당한 절차를 밟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협상은 결국 벽에 부딪혀 중단됐다. 

 

파업을 앞두고 복지부는 보건노조와의 협상을 중단했다. 대화를 요구한 쪽은 보건의료노조였다. 보건노조는 "대화를 끊어버린 복지부가 파업을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복지부를 규탄했다. 그러면서 파업을 통해 국민 여론을 일으켜 대화의 물꼬를 트자고 했다.

 

나 위원장은 “복지부는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의료공백이 발생하니 파업을 접으라’고 한다”며 “의료 현장은 이미 인력 대란이다. 인력이 부족해 환자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극심한 인력 부족과 구인난이야말로 진정한 진료 차질이자 의료 공백”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의 ‘정치파업'이라는 주장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나 위원장은 "비싼 간병비로 간병파산·살인 비극이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라는 게 정치파업인가”라며 “코로나19 전담병원이 정상화될 때까지 회복기 지원을 확대하라는 요구가 정치파업인가”라고 되물었다.

 

▲13일 빗속에 진행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집회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노조의 교섭 상대가 정부가 아니라며 ‘대화 불가’ 입장을 고수했으며, 13일 사실상의 강제 업무 복귀를 지시하는 ‘업무개시명령’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강 대 강 대치가 이틀째 이어가는 가운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민폐 파업”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17일부터 무기한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의료 공백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졌다.

 

노조 단체행동에 강경한 현 정부의 기조와도 맞물려 복지부가 업무복귀 명령까지 언급하면서 당초 13∼14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이 내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오후 5시를 기해 총파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후 현장교섭·현장파업으로 전환하며 현장파업을 지속하는 지부를 제외하고 현장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빗속에 진행된 대규모 보건의료노조 집회 (사진=연합뉴스)

 

이틀간의 짧은 파업이었지만 정부가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거나 회피하면 2차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결단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파업 중이던 소속 지부들은 멈췄던 교섭을 시작하고 교섭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나순자 위원장은 “총파업을 통해 보건의료노조의 핵심의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복지부와도 핵심요구에 대한 원칙적 동의와 함께 추진에 대한 큰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시 환자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노정 간 대화를 진행한 결과 남은 쟁점들이 시행 시기를 확정하기 어려운 정책 의제라는 점을 고려해 총파업을 종료하고 현장교섭·투쟁으로 전환하기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이어 “이런 대승적 결정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시행을 늦춘다면 더 큰 규모의 2차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어렵게 총파업을 종료하기로 결단한 만큼 사용자와 복지부도 성실한 대화와 실질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2차관이 참석한 파업관련 긴급상황점검회의 (사진=연합뉴스) 


 

나 위원장은 총파업을 시작한 13일 서울 상암동에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과 만나 7대 핵심요구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 정재수 정책실장은 “복지부 측은 정부를 상대로 교섭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관점으로 자연스러운 협상·교섭은 어려웠다”며 “구체적인 합의서는 없으며 협상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다만 노조가 요구하면 복지부 입장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했다. 파업 이전과 이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실장은 “가성비 높은 파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다음 주까지 파업을 이어갈 경우 환자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7대 요구에 대해선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산별총파업 종료 결정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각 병원에서도 조속히 노사 협상을 타결해 의료 공백이 없길 바란다"며 "복지부는 앞서 발표한 간호인력지원종합대책과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앞으로도 충실히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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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무정부상태님 2023-07-17 20:03:17
    꿈쩍도 안하는 무식한정부를
    어떻게 끓어내려야할까요?
    ㅜㅜ
  • Hana Shin님 2023-07-17 14:15:21
    총파업을 종료 하기로 결단한 만큼 복지부도 성실한 해법을 마련하라.
  • 김진경님 2023-07-16 11:21:31
    복지부는 간호인력을 확충해야 공공의 의료혜택이 두터워 진다는거 꼭 유념하세요
  • WINWIN님 2023-07-15 21:51:14
    보건의료노조 응원합니다.
  • 박재홍님 2023-07-15 21:03:32
    기사 잘 읽었습니다
  • 꼭이기자님 2023-07-15 19:42:26
    굥탄핵이 답이다
  • 이만우님 2023-07-15 13:35:33
    굥은 검새만 있으면 나라가 돌아 가는 줄 알고 있다..
    족치고 위장하여 법을 유린하는 검새들의 세상..
  • 짱구 님 2023-07-15 13:19:43
    굥은 노동자들 없으면 나라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바보
  • 김영란님 2023-07-15 13:15:24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대하라
  • 이진섭님 2023-07-15 12:41:33
    간로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 건강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간호사는 의사보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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