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 3만887명에도 남북 대조 ‘0건’
정청래 “이산가족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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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을 맞아 임진각 망배단에서 절하는 실향민 (사진=연합뉴스) |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이산가족 찾기를 신청한 13만여 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3만2948명으로 전체의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고령화에 대비해 영상편지와 유전자 정보를 축적하고 있지만, 남북 간 실제 교환과 대조는 사실상 멈춰 있어 실질적인 가족 확인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이산가족찾기 신청자 가운데 생존자는 3만2948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24%까지 감소했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2025년 12월 기준 생존자 가운데 80대는 33.9%, 90대 이상은 31.7%로, 80대 이상이 전체 생존자의 65.6%에 달했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산가족 고령화에 대비해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영상편지 2만8112편을 제작했다. 2014년부터 2025년까지는 3만887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 올해도 영상편지 1000편 제작과 1500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축적된 기록이 실제 남북 이산가족 연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상편지는 2008년 남북이 각각 20편씩 시범 교환한 것을 마지막으로 교환이 중단됐다. 유전자 검사 역시 지금까지 남북 간 유전자 정보를 실제 대조해 가족관계를 확인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가 수만 건의 영상과 유전자 자료를 확보하고도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거나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본래 목적에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 의원은 연간 정해진 인원만을 대상으로 영상편지 제작과 유전자 검사를 이어가는 현재 방식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4년 당시 생존 이산가족 3만6017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를 토대로 참여에 동의한 생존자들의 영상편지와 유전자 검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고령이나 거동 불편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이산가족에게는 찾아가는 기록·검사 서비스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남북관계가 멈춰있지만, 이산가족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며 “우리는 추석 명절이면 가족을 만나고 고향을 찾지만, 이산가족에게는 76년째 만나지 못한 가족과 고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편지와 유전자 검사 실적 자체보다 생존해 있을 때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책의 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특히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군사적 현안과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인도적 문제”라며 통일부가 남북 연락망 복원을 기다리는 데 그치지 말고 영상편지 교환과 생사 확인, 유전자 대조를 위한 인도적 대화를 지속해서 제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꽉 막힌 남북관계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지원부터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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