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4.3이라고 불러주세요
| 이 름 | 그해 여름 | 작 성 일 | 2026-04-03 14:30: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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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대학 입학을 기뻐하며 우리 가족은 제주도로 여행을 갔었다. 당시 십대였던 나는 나중에 여기서 살고싶다는 결심을 할 정도로. 제주도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이 가득했고, 이국적이면서 아름다웠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고 올라간 한라산에서 아빠는 길을 잃으셨고. 우리들의 발톱은 전부 멍 들었다. 또한 제주도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이질감. 그들은 뭍 사람들을 안믿는다는 이야기들.
대학 3년간 사회과학 학회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1학기 커리는 늘 [제주 4.3- 메이데이(5.1)- 5.18 광주] 이런 관성적 순서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십대때 느낀 제주도의 경계심과 그 역사적 사건을 연결시킬 수 있는 '통찰력'은 20대 초반의 내게는 없었다. 최근 몇년 전에서야 한홍구 교수님을 통해서 4. 3의 '악마적 잔혹함'을 알게되었다.
스페인 프랑코 정권 당시 독일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그린 피카소의 <게르니카>. 스페인 안에서도 이질적 민족인 바스크족은 우리에게서 어쩌면 제주와 같은 존재였을 수 있다.
오늘이 4.3인 탓에 <게르니카>를 보고싶었다. 절규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과 동물들이 흑백 가득 그려진 그림을 보다가 느닷없이 어깨를 들썩이며 멈출수 없이 한참을 울었다. 울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가 이정도로 4.3에 몰입하진 않았는데.
하지만 <게르니카>에 그려진 울부짖음은 제주 4. 3의 아픔이었고. 5월의 광주였고. 세월호에 수장된 사람들이며. 최근에 무자비한 미국의 폭격에 사망한 이란 초등학생들이었고. 정치 검사들의 조작된 수사에 거짓을 요구받으면서 고통스러웠을 그 무수히 많은 이들이 다 중첩된 것이었다.
피카소 <게르니카Guernica>(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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